한국일보>

박석원 기자

등록 : 2017.05.21 18:46
수정 : 2017.05.22 01:45

해외진출 기피 日젊은이들 ‘우치무키(내향화)’ 재발 우려

유럽테러와 미국 이민정책 강화로 해외유학 선호 주춤

등록 : 2017.05.21 18:46
수정 : 2017.05.22 01:45

2015년 3월 1일 일본 도쿄에서 합동 회사설명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모습.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럽에서 빈발하는 테러와 미국의 이민정책 변화로 일본 특유의 ‘우치무키(내향화)’현상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우치무키는 일본 젊은이들이 해외근무나 유학을 기피하는 등 도전의식이 희박해지는 사회현상을 지칭한다. 젊은이답지 않게 폐쇄적이고 소심한 행태를 지적할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 일본사회에서 이런 걱정이 다시 떠오른 것은 해외유학 선호도가 바뀌고 있기 때문. 전통적으로 선망해 온 미국과 영국 대신 보다 안전한 생활이 가능한 캐나다나 호주 지역의 인기가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도쿄도(東京都)에서 열린 한 해외유학설명회에선 구미지역 상황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외국인에게 엄격해지는 미국 말고 다른 나라는 없습니까”, “미국은 단기어학원 코스가 많아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 “뉴스를 보면 유럽은 더이상 유학지로 생각할 수 없다”등이다.

유럽에선 올해 들어서도 3월 런던 중심부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5명이 사망하는 테러가 발생했고, 4월엔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경찰관들을 겨냥한 총격테러까지 이어졌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이민규제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 영향을 끼쳐 문부과학성에 구미정세를 묻는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잡지 ‘유학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기준 유학생들의 선호 도시는 1위부터 6위까지 캐나다와 호주 지역이 싹쓸이했다. 10년새 로스앤젤레스와 런던의 순위가 급락한 게 특징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로 전체 유학희망자가 줄어드는 상황까지 우려하고 있다. 정부 측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연간 12만명의 해외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제감각을 갖춘 젊은이 육성을 위해 ‘날아라 유학 재팬’프로젝트를 시행해 민간기업 200곳이 고교ㆍ대학생의 유학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해외대학ㆍ대학원 등에 나가 있는 인원은 8만4,456명(2015년 현재)으로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이런 트렌드는 도전적인 해외진출을 멈추지 않는 한국이나 중국 젊은이들과 비교된다. 일본청소년연구소가 2012년 실시한 한ㆍ미ㆍ중ㆍ일 4개국 고교생 조사에 따르면 해외유학에 ‘흥미가 있다’는 응답 비율은 한국이 70.7%로 가장 높았고, 중국(69.5%), 미국(64.6%), 일본(57.2%) 순이었다. 일본에선 ‘전혀 관심없다’가 15.9%로 한ㆍ중의 두배가 넘었다. 유학 가고 싶지 않은 이유를 보면 ‘내 나라가 살기 편하다’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고교생 50만명에게 물은 문부성 조사(2013년)도 ‘유학 가고 싶지 않다’가 56%에 달했다.

유학기피 풍조가 개선되지 않는 배경에는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에서 젊은층의 취업활동에 숨통이 트였기 때문인 점도 있다. 대략 대졸자 10명 중 7명꼴로 취업에 성공하고 있어서다. 미래의 일본을 짊어질 젊은이들이 국내에만 안주해 사고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국제경쟁력도 쇠퇴할 것이란 기성세대의 걱정이 쌓여 가고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일본 유학생들이 선호하는 도시 [한국일보 그래픽]

도쿄의 샐러리맨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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