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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대통령이 사익 취했다면 내 목숨 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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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대통령이 사익 취했다면 내 목숨 끊겠다”

입력
2017.04.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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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나는 실세 아닌 허세일 뿐”

“朴사심 없는 분… 모욕 말라”

재판부 “신경질 내지 말고 임해달라”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61)씨가 법정에서 측근들이 미르ㆍK스포츠재단의 이권사업을 주도했으며,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한껏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최씨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27차 공판에서 “미르는 전부 차은택 사람이고, K스포츠는 전부 고영태 사람이었다”며 “두 사람의 측근들이 뒤에서 실세 노릇을 했고 나는 허세 노릇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그들을 대통령 측근에 두지 않았다면 오늘 같은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재단 출연을 강요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대기업 총수들에 대해서도 “저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실망했다. 검사들이 그렇게 강요를 해도 두셋은 다른 소리를 해야지. 아무리 배신의 정치여도 그렇지”라며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배신의 정치’는 2015년 4월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었던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박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달라”고 말하면서 사용했던 표현이다.

공소 사실을 일체 부인하다가도 박 전 대통령 얘기가 나오면 박 전 대통령을 적극 비호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재단이 잘 돌아가게 지켜 봐 달라”는 취지로 부탁한 게 맞냐는 검찰 질문에 “제가 그건 확대 해석한 것 같다”며 “박 전 대통령이 (저한테) 앞에서 나서서 도와달라는 얘기를 할 분은 아니고, 그냥 조력자로서 지켜보라고 했는데 제가 고영태와 차은택 얘기를 많이 듣고 열정적으로 임하다 보니 이런 불상사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과 공모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심하게 신경질을 내다가 재판부로부터 수 차례 주의를 받았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의 정수장학회ㆍ육영재단 이사장 경력을 물은 뒤 같은 기간 최씨가 육영재단 유치원 부원장으로 재직한 사실이 있냐고 묻자 발끈해 “아니다. 똑바로 확인을 하고 물으라”고 고성을 질러 재판부가 “신경질적으로 이야기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과 함께 미르ㆍK스포츠재단 지주회사인 인투리스를 통해 재단을 운영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은 사심 있는 사람이 아니다. 모욕적으로 몰고 가지 말라”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최씨는 피고인 신문을 부인과 짜증, 신경질로 일관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에게만큼은 존경심과 안타까움을 거듭 드러냈다. 그는 신문 끝에 발언 기회를 얻어 “대통령은 오랫동안 헌 시계를 차고 다니고 신발도 낡은 것만 계속 신던 사심 없는 분”이라며 “대통령이 기업을 강탈해서 저한테 사익을 준 게 사실이라면 제가 이 자리에서 목숨을 끊어도 문제가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게 그 동안 어떤 도움을 줬냐’는 검찰 질문에 “몇 십 년 세월을 다 얘기할 수 없고 저는 의리와 신의를 지키고 그분을 존경했다”고 답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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