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며 14개월 연속 사상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31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연 1.25%로 동결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작년 6월 0.25%포인트 인하돼 역대 최저수준으로 내려온 뒤, 이후 14개월간 12번의 금통위에서 계속 동결되고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 6월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처음 보냈지만 아직 인상과 관련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사흘 전인 28일 국회 현안보고에서도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금리동결을 사실상 예고한 바 있다. 당시 한은은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효과를 감안해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여전히 수출과 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북한 관련 위기고조 등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기지표도 다소 주춤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총재는 금리인상의 전제조건으로 “경제가 뚜렷이 개선되는 상황”을 제시했는데, 최근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일회성으로 끝날 것이 아니며, 상당한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과 사드배치 관련 중국 보복조치 등으로 수출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교역여건이 악화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최근 들어 미국의 금리인상이 당초 전망보다 지연될 것이란 관측도 한은의 금리인상 타이밍을 늦추는 요소다.
이날 금통위는 최근 임명된 윤면식 신임 부총재와 함께 다시 7인 위원 체제로 열렸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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