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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최고 티켓 파워는 누구?

입력
2016.08.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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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영화 흥행을 두고 여러 분석이 엇갈린다. 작품 완성도와는 무관하게 각 영화 주연배우들의 관객 흡입력에 대한 평가도 나온다. 영화인들은 ‘터널’(524만955명·22일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의 하정우와 ‘덕혜옹주’(490만2,967명)의 손예진을 흥행의 일등공신을 꼽는다. ‘인천상륙작전’(679만3,887명)의 관객 동원에도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과 이정재의 명성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여름 흥행 대전이 배우들의 ‘티켓 파워’를 새삼 깨닫게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름 시장을 보내며 충무로 배우들의 관객 동원력을 되돌아봤다.

하정우는 '터널'의 흥행을 이끌며 '여름 흥행 마법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하정우는 '터널'의 흥행을 이끌며 '여름 흥행 마법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터널’로 확인된 하정우 파워

‘터널’이 하정우를 엔진 삼아 흥행 레이스에서 속도를 내리라는 것은 이미 상반기에 어느 정도 예견됐다. CGV리서치센터가 발표한 ‘2016 배우 및 감독 고객 조사’에 따르면 ‘터널’의 배우를 몰랐던 관객들의 관람 의향은 하정우와 오달수의 출연 사실을 알고 난 뒤 크게 늘었다. ‘터널’ 관람 의향이 남자의 경우 19.6% 포인트, 여자는 26.9% 포인트 급증했다. 하정우와 오달수의 이름값이 영화에 대한 호감도에 큰 영향을 준 것이다. ‘덕혜옹주’도 출연 배우 정보를 안 관객들의 관람 의향(남자 1.0% 포인트, 여자 1.7% 포인트)이 조금 늘었다. ‘인천상륙작전’도 배우의 명성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배우를 안 뒤 관객들의 관람 의향(남자 4.7% 포인트, 여자 6.5% 포인트)이 증가했다. 한 영화홍보전문마케팅회사 대표는 “‘터널’은 완성도가 높은 영화이긴 하지만 인지도가 약했다”며 “하정우라는 배우가 있었기에 흥행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덕혜옹주’ 흥행에도 손예진의 이름이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하정우는 CGV리서치센터가 관객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관객들이 믿고 영화를 보게 만드는 배우 4위(23.3%)에 올라있다. 1위는 황정민(40.1%)이고 2위는 강동원(28.2%), 3위는 송강호(23.3%)가 각각 차지했다. 여배우로는 전지현(7.3%)이 첫 손에 꼽혔지만 전체 순위는 10위에 그쳐 여배우 약세 현상을 드러냈다.

송강호는 '설국열차' 이후 '관상' '변호인' 등 연이어 대형 흥행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송강호는 '설국열차' 이후 '관상' '변호인' 등 연이어 대형 흥행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출연료 아깝지 않을 송강호 강동원

관객 동원 수치로만 따지면 송강호의 티켓 파워가 매우 강력해 보인다. 1,301만 관객을 동원한 ‘괴물’(2006) 이후 상대적 약세를 보이다가 2013년 ‘설국열차’부터 다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설국열차’와 ‘관상’ ‘변호인’이 연달아 1,000만 안팎의 관객을 모았고, 지난해 개봉한 ‘사도’는 624만7,166명이 봤다. 편당 출연료가 7억원 이상으로 알려진 ‘A급 배우’들 사이에서도 송강호의 관객 동원력은 눈에 띈다.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티켓 파워가 가장 센 배우를 고르라면 송강호 황정민 하정우”라며 “특히 송강호의 관객 수치가 월등해 출연료와 흥행수익 배분 협상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곤 한다”고 평가했다. 송강호는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이 특히 좋다. 배역을 맡았던 동료 배우를 설득해 대신 출연할 정도로 욕심을 냈던 ‘관상’의 흥행 성공이 대표적이다.

아직 1,000만 관객을 모은 적이 없지만 강동원은 오롯이 혼자서 티켓 파워를 발휘하는 배우로 평가 받는다. 송강호 하정우 황정민 등처럼 스타 감독의 작품에 출연해 지명도 높은 배우와 연기 호흡을 맞추면 파괴력이 배가될 배우라는 것이다. 한 캐스팅 컨설팅 회사 대표는 “신인 감독 데뷔작인 ‘검은 사제들’과 ‘검사외전’의 흥행은 강동원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검은 사제들’은 544만2,553명, ‘검사외전’은 970만6,753명을 각각 모았다. 하지만 충무로 안팎에서 강동원에 대해 “들쭉날쭉한 흥행 성적 때문에 아직 미덥지 못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제시장'과 '베테랑' 등 잇달아 흥행 장타를 날리고 있는 황정민의 흥행 파괴력도 송강호 못지 않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제시장'과 '베테랑' 등 잇달아 흥행 장타를 날리고 있는 황정민의 흥행 파괴력도 송강호 못지 않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출연료 대비 흥행 효과 최고는 황정민”

황정민은 제작사들이 특히 선호할 만한 배우다. 강한 티켓 파워를 갖춘데다 상대적으로 낮은 출연료가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정민은 이른바 A급 배우로 분류되지만 스스로 출연료 최고치(6억원)를 정해놓고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한 A급 배우가 출연료 10억원을 달라고 주장한 것이나 몇몇 배우들이 과도한 수익 배분을 요구한 것과 비교해 ‘가성비’가 월등히 뛰어나다. 황정민은 ‘국제시장’으로 1,426만2,199명, ‘베테랑’으로 1,341만4,200명, ‘히말라야’로 775만9,655명, 검사외전’으로 970만6,753명, ‘곡성’으로 687만9,908명을 각각 모으며 흥행 장타를 연이어 때려내고 있다.

여배우로는 김혜수가 파괴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젊은 배우들에 비해 화려하진 않지만 중저예산영화 ‘차이나타운’(147만2,147명)과 ‘굿바이 싱글’(210만8,128명)의 흥행을 견인하며 티켓 파워를 발휘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김혜수가 없었으면 흥행이 불가능했을 영화들”이라며 “잘 드러나지 않지만 김혜수의 티켓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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