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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24시] 미 국방부, UFO 비밀 조사팀 운영했다

입력
2017.12.17 18:5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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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2011년까지 예산 받아

우주 위협 식별 프로그램 운용”

예산 끊기고 규명 어려워 해체

미 국방부에서 UFO 조사를 담당했던 인사 등이 참여한 투더스타예술과학원이 16일(현지시간) 공개한 미확인 비행물체 영상. 미 해군 F-18 전투기 조종사들이 촬영한 것이다.

미국 국방부가 지난 수년간 미확인비행물체(UFO)를 조사하는 비밀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것으로 확인돼 UFO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고등 항공우주 위협 식별 프로그램(Advanced Aerospace Threat Identification Program)’을 비밀리에 운영하면서 2008년 후반기부터 2011년까지 미 의회로부터 연간 2,200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받았다. 미군 조종사 등이 목격하거나 촬영한 미확인 비행물체나 특이한 우주항공 현상 등을 조사하는 AATIP는 당시 민주당 상원 원내 대표였던 해리 리드 전 의원이 주도해 창설됐다.

이 프로그램은 루이스 엘리존도 정보장교가 지난 10월 국방부에서 사임한 뒤 국방부 정보부차관보를 지낸 크리스 멜론 등과 함께 ‘투 더 스타 예술과학원’이란 혁신 기업을 발족하면서 알려졌다. 발족식에서 앨리존도 자신이 비밀리에 국방부에서 AATIP를 운영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간 이를 인정한 적이 없었던 국방부는 15일 엘리존도에 의해 프로그램이 운영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프로그램이 2012년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올해 정계를 은퇴한 리드 전 의원도 NYT와의 인터뷰에서 우주항공 연구 기업을 운영하는 로버트 비글로의 권유로 이 프로그램 예산 배정을 주도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내가 의회에서 가장 잘한 일 중의 하나였다”고 말했다. 당시 국방위 소위원회 멤버였던 테드 스티븐스 전 상원의원도 2차 대전 당시 공군에 복무했을 때 UFO를 목격한 사실을 얘기하며 지원했다고 한다.

미 국방부는 이미 1950~60년대에 ‘프로젝트 블루 북(blue book)’이란 암호 아래 UFO 현상을 조사한 바 있다. 당시 조사에서 1만 2,000건의 UFO 목격이 접수됐으나 대부분이 별과 구름, 전투기나 다른 나라의 스파이 비행과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고 701건이 미제로 남았다. AATIP는 21세기 들어 미 국방부가 다시 한번 UFO 조사에 관여한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성과에 대해선 내부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예산을 지원받을 만한 더 중요한 이슈들이 있다는 결정이 내려졌다”며 예산이 끊긴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엘리존도는 NYT 인터뷰에서 자기가 사임하기 전까지도 해군과 중앙정보국(CIA) 등과 협력하면서 UFO 보고가 접수되면 조사하는 일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직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UFO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담은 편지도 보냈다.

UFO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은 민간 영역에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와 정보 기관,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 등에서 근무했던 이들이 ‘투더스타’란 기업을 통해 UFO 실체를 공론화하겠다며 팔을 걷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에 열린 발족식에서 멜론 전 국방부 부차관보는 2004년 해군의 F-18 호넷 전투기 조종사들이 보고한 UFO 목격 사실을 전했다. 그는 “그것은 희고 길쭉했고 길이 12m, 두께 3.5m 정도였다. 조종사들은 그 물체가 F-18을 향해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리학 법칙을 부정하는 것 같은 일련의 정교한 회전 비행을 선보인 것이다. 조종사들은 그 물체를 카메라로 촬영했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기술에 압도당했다”고 말했다. 투더스타 측은 이날 F-18 조종사들이 촬영한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엘리존도는 NYT 인터뷰에서 그 미확인 물체들이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는 모른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곳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관여한 또 다른 인사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리드 전 의원조차도 조사를 계속할 가치가 없다는 데 동의했다”며 “결국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오직 그 이유 때문에 (프로그램이) 해체됐다”라고 말했다. 일부 인사들이 자신이 관여했던 UFO 조사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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