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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탄 공중폭파로 EMP 공격ㆍICBM 정상각도 발사 등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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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탄 공중폭파로 EMP 공격ㆍICBM 정상각도 발사 등 거론

입력
2017.09.2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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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BM에 장착해 발사 방식 유력

EMP 공격 땐 500㎞ 내 전자장비 고장

상선ㆍ군함 등 마비 국제사회 큰 혼란

화성-12형 괌 향해 쏠 수도

예상되는 북한 도발 시나리오
예상되는 북한 도발 시나리오
유엔 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 리 외무상은 21일(현지시간) 숙소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호텔 앞에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고려하겠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명에 대해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유엔 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 리 외무상은 21일(현지시간) 숙소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호텔 앞에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고려하겠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명에 대해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1일(미국 현지시간) ‘태평양 해상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언급하면서 과연 어떤 방식의 도발이 가능한지 주목되고 있다. 리 외무상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최소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사거리(5,000㎞)의 미사일에 수소폭탄을 장착한 뒤 태평양 공해상으로 발사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핵실험은 지하 갱도나 외딴 섬에서 진행하는 게 보통이지만 냉전 시기 강대국들은 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어 공중에서 폭파하는 방식의 실험을 했다. 하지만 1960년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결 이후에는 대부분 지하 핵실험으로 방식을 바꿨다. 북한 역시 6차례 핵실험 모두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지하 시설에서 실시했다. 이 중 1~4차 실험은 핵탄두가 아닌 핵폭발 장치를 터뜨렸을 것으로 정보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실제 해상 수소탄 실험을 벌일 이유도 없지 않다.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핵탄두 탑재 탄도미사일을 실전에서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입증해야 한다. 특히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를 상대로 능력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예고한 대로 전자기파(EMP) 공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소탄 공중 폭파 시험에 나설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제기하고 있다. 북한은 3일 6차 핵실험에 앞서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들을 통해 “(수소탄을)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 폭발시켜 초강력 EMP 공격까지 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반드시 핵탄두를 지상에 떨어뜨리지 않고도 목표 지점 상공에서 터뜨려 주변 전자통신 장비들을 마비시키면 전력망과 통신망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22일 “해상 고도 300㎞ 지점에서 핵탄두가 폭발할 경우 EMP가 고깔 모양으로 퍼지면서 반경 500㎞ 안의 상선, 군함, 잠수함 등의 전자 장비들이 다 못 쓰게 된다”며 “국제사회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다른 방식 추가 도발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태평양 상공의 수소탄 시험이 한반도 정세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전혀 다른 차원의 도발인 만큼 아무리 북한이라도 쉽사리 감행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이라고 주장하는 ‘화성-14형’의 정상 각도 시험 발사 가능성을 우선 거론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전 두 차례 ‘화성-14형’ 발사가 고각(高角) 발사였던 만큼 사거리와 능력을 확정 짓고 실전 배치하려면 정상각 발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각 발사의 경우 대기권 재진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반면 실제 얼마나 비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전력화에 들어갔다고 선언한 IRBM ‘화성-12형’을 미군 증원기지가 있는 괌 쪽으로 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북한이 최근 노출한 사거리 1만㎞ 이상의 ICBM ‘화성-13형’이나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북극성-3형’ 등이 핵 투발 수단 다양화 차원에서 다음 시험 발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핵탄두 위력 증대와 기술적 보완 등을 위한 추가 지하 핵실험 카드도 무시할 수 없다. 핵탄두와 투발 수단 능력 증대를 위한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와 7차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게 국방 당국 판단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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