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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츄가 내 앞에…” AR과 만난 포켓몬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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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츄가 내 앞에…” AR과 만난 포켓몬 향수

입력
2016.07.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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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아련한 상상이 현실로

젊은 세대 추억 자극해 열광

속초, 대규모 인파 몰려 반짝 특수

양구서도 게임 지역 홍보 돌입

“국내업체들, 유사 게임 반격까진

친숙한 캐릭터 없어 고전할 듯”

속초해수욕장에서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기고 있는 청소년들. 연합뉴스
속초해수욕장에서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기고 있는 청소년들. 연합뉴스

국내에 출시도 되지 않은 닌텐도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가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에서는 게임 사상 내려받기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포켓몬 고는 1990년대 후반 인기를 얻었던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공을 던져 잡는 게임이다. 포켓몬스터에 향수를 느끼는 젊은층이 많아 광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포켓몬 고를 속초에서 즐길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12일 이후 네비게이션 서비스 T맵에서 ‘속초’를 검색한 횟수가 평일 대비 1.6배 늘었다고 14일 밝혔다. 평일에 특정 지역의 검색량이 이렇게 급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숙박 예약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 체크인나우는 12,13일 속초 지역 예약건수가 지난주 같은 요일(5,6일)보다 4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은 포켓몬 고 출시 직후인 7일부터 13일까지 한국인 41만명이 포켓몬 고 앱을 설치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연령대로 보면 10대(41%)가 가장 많았지만 20대 40%, 30대도 15%를 차지했다. 2030세대의 향수를 자극했다는 방증이다. 회사원 임모(31)씨는 “포켓몬 고는 게임과 수집 등 어린 시절 놀이문화의 전부였던 포켓몬스터가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추억의 힘은 AR 기술과 만나 시너지를 일으켰다. 애니메이션이나 책받침에 붙어 있던 2차원 캐릭터가 실물의 전부였던 포켓몬스터는 이제 사용자와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현실이 됐다. 교사 홍창기(31)씨는 “포켓몬 고가 국내에 정식으로 서비스되면 피카츄, 꼬부기가 내가 걷는 길에 나타나게 된다”며 “어릴 적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켓몬 고 게임이 가능한 강원 속초시 일대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청초호 주변의 한 편의점 주인은 “어젯밤 매출이 평소보다 50%나 늘었다”며 “밀려드는 인파에 새벽 2시까지 연장 영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속초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며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시 차원의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악워터피아는 ‘속초에서 포켓몬 포획 후 물놀이 고(Go)’라는 표를 팔기 시작했다. 양구군도 포켓몬 고 게임을 할 수 있는 지역임을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포켓몬 고 열풍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포켓몬스터에 대한 향수를 간직한 젊은 세대들은 한국에서 SNS 등을 통해 유행이 순식간에 퍼지는 경험을 해왔다”며 “포켓몬 고도 이런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호 넥슨 홍보실 부실장은 “다른 게임 개발사들도 포켓몬 고와 유사한 게임을 잇따라 출시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AR로 시내에 가상광고를 뿌려놓고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 포인트를 주는 마케팅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는 AR 게임의 주도권을 닌텐도가 가져간 만큼 국내 업체들이 반격에 나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포켓몬스터만큼 세계인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갖고 있지 못해 유사한 게임으로는 승산이 없어 획기적인 기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라인, 카카오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서비스의 캐릭터를 활용해 다양한 게임으로 만드는 시도도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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