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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 빗장 푸는 안동댐, 문화ㆍ휴식 공간으로 거듭나다

입력
2016.10.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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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호 뱃길 출사대회 참가자들

호수의 숨겨진 비경에 탄성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숨겨진 비경을 마주하는 기분을 누가 알까요? 한마디로 흥분 그 자체예요.” 8일 안동호 뱃길 출사대회에 참가한 최복남(53ㆍ여)씨가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말했다. 갑판 반대편 난간에 기대선 유복순(62ㆍ여)씨도 “고개를 돌릴 때마다 호수 분위기가 바뀌는 게 예술!”이라며 탄성을 질렀다. 6월과 8월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열린 이날 행사에는 50여명의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안동댐 상류인 경북 안동시 예안면 부포리 선착장을 출발해 하류 쪽으로 한 시간 남짓 이동하며 인간과 자연, 그리고 세월이 만들어 낸 호반의 절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달빛걷기ㆍ하하호호 안동 생태캠프 등

지역 대표행사로 자리매김

일반인들이 배를 타고 안동호의 숨결을 체험하는 흔치 않은 기회는 K-water 안동권관리단이 마련했다. 안동댐 준공 40주년을 맞아 그간의 폐쇄적인 이미지를 벗고 지역주민의 문화 휴식 공간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뱃길 출사대회뿐 아니라 안동댐 및 주변부에서 정기적으로 개최해 온 달빛걷기 행사와 하하호호 안동 생태캠프, 수천지 야외 음악회도 주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으며 지역의 대표행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박재욱 K-water 안동권관리단장은 “과거 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컸으나 최근에는 댐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로 지역경제가 성장하면서 인식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주민에게 보다 친숙한 공간으로 다가가려는 안동댐의 변신 프로젝트는 18일 예정된 댐 상시 개방과 함께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관리단은 안전과 보안을 위해 댐 상부 도로를 개ㆍ보수하고 폐쇄회로TV(CCTV)도 보강했다. 안동댐 준공 40주년 기념식을 겸해 열릴 이날 댐 개방 행사는 수몰지역 이주민을 포함한 지역주민 500여명이 함께한다.

낙동강 수계 최초의 댐 안동댐의 발자취는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1977년 준공 당시 안동댐의 용도는 홍수조절과 함께 경북 구미, 경남 창원, 울산 등지에 들어선 대규모 공단에 용수를 공급하는 역할이었다. 중화학공업이 성장을 주도하던 시대 영남지역의 비약적 발전 뒤에는 풍부한 수자원을 확보하고 공급해 온 안동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 기능만을 충실하게 수행해 오는 사이 댐은 갈수록 지역사회와 동떨어진 폐쇄적인 공간이 되어 갔다. 댐 상류 231.51㎢에 이르는 면적이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댐으로 인한 각종 규제 때문에 지역 발전이 저해된다는 피해의식마저 깊어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마음도 멀어졌다.

K-water “관광 활성화해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은 경제의 무게중심이 성장과 발전 위주에서 지역 및 문화, 관광으로 옮겨가면서부터다. 댐 활용 정책 또한 관리자 위주에서 수혜자를 먼저 생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함에 따라 수자원을 관리하는 K-water와 지역사회는 댐이 지닌 가치를 새롭게 발굴하고 활용할 필요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K-water는 안동댐의 변화를 통해 관광자원 개발과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이학수 K-water 사장은 "안동댐은 지난 40년간 지역 및 국가의 경제성장과 함께 해 왔다"며 "이제 문화와 관광, 친환경 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만큼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역주민과 함께 지혜를 모아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진으로 보는 안동댐의 어제와 오늘

1976년 안동댐 건설로 인해 안동시 예안면을 비롯한 6개면 54개 마을이 물에 잠겼다.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총 3,100가구 2만여 명의 주민들은 도산면 서부리 등으로 이주했다. 그로부터 40년, 자기보다 덩치가 몇 배나 큰 소를 모는 꼬마 아이와 한복을 입고 물레질을 하는 할머니 등 수몰민의 소박한 일상은 빛 바랜 사진으로만 남아 있다. K-water 안동권관리단이 보관하고 있는 사진을 꺼내 안동댐의 어제와 오늘을 비교해 보았다.

①소 모는 아이(1976) vs 달빛걷기 참가한 아이들(2016)

②한복 입고 물레질하는 어르신(1975) vs 체조하는 어르신(2016)

③배 타고 왕래 vs 주진교 위로 쌩쌩

④댐이 들어설 자리(1971) vs 들어선 자리(안동시 성곡동 일대)

박서강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류효진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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