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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한국인 피랍 41일째 범인 ‘감감’… “인질 건강ㆍ동선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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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한국인 피랍 41일째 범인 ‘감감’… “인질 건강ㆍ동선 파악”

입력
2018.08.16 18:37
수정
2018.08.1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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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다녀온 외교장관 특사 백주현 前대사 

 “납치범 특정 못하지만 정치 목적 아닌 듯 

 리비아 정부, 중요 파트너한테 미안한 상황 

 ‘조만간 풀릴 수 있을 것 같다’ 얘기 들어”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리비아에서 한국인 피랍 사건이 발생한 지 40일이 넘었지만 아직 납치범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납치 목적이 뭔지도 불분명하다. 다만 피랍자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고, 동선도 파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특사 자격으로 최근 리비아에 다녀온 백주현 전 주(駐)카자흐스탄 대사는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납치 세력이)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있고 구체적인 요구 사항도 공표하지 않고 있다고 리비아 정부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과거 다른 사건들과 다른 점이 있다는 게 백 전 대사의 설명이다. 백 전 대사에 따르면 통상 재외 한국인 납치 사건의 경우 발생 이후 3~4주 동안 납치 세력이 뜸을 들여 우리 정부를 초조하게 만든 뒤 제3지역에서 납치 사실을 발표하거나 방송 등을 통해 정보를 유출해 정부의 접근을 유도하는 경향성이 있다. 자기 정체를 밝힌 이후에는 목적을 드러내고 또 시간을 끌면서 상대방을 지치게 한 다음 협상을 시도하는 게 납치범들의 특성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런 특징이 안 보여 리비아 당국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는 게 백 전 대사 전언이다.

‘납치범이 누구인지, 목적이 뭔지 등을 아직 특정하지 못했냐’는 질문에 그는 “발생 지역과 파악된 움직임을 근거로 리비아 정부가 어떤 집단의 소행인지 판단한 뒤 접근하고 있지만 납치 세력으로 의심되는 단체가 자신들이 했다고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리비아에 침투한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등과는 전혀 다르게 (납치범이) 접근하고 있다”며 “자신을 확인하지 않는 점으로 미뤄 확실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 테러리스트 단체는 아닌 것으로 리비아도, 우리도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추적을 했기 때문에 (납치범들이) 목적을 말하게 하려는 노력을 리비아 당국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피랍자가 대략 어디에 억류돼 있고 건강 상황은 어떤지 등은 리비아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듯하다. 백 전 대사는 “(피랍자가) 건강하다는 것을 (리비아 당국이) 설명했고 동선도 파악하고 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건강 상태 판단 근거에 대해 “(1일 공개된) 비디오에 (피랍자가) 나온 게 있고 (납치) 단체가 언급한 내용이 있다”며 "리비아 정부가 자기 나름의 다른 루트를 통해 간접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현 정권 존속에 한국이 긴요한 존재라는 리비아 정부의 인식에 우리 정부는 기대를 걸고 있다. 백 전 대사는 “사막 한가운데서 물을 끌어들여 트리폴리 등 리비아에 공급하는 사업이 우리 기업 없이는 불가능하고 우리 기업이 들어가지 않으면 발전소 건립 사업도 사실상 불가능한 게 현재 리비아 사정”이라며 “리비아 정부로서는 자기들에게 가장 필요한 파트너한테 미안한 상황인 셈”이라고 했다. 그는 “리비아 정부로부터 최선을 다하고 있고, 조만간 (상황이) 풀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부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6일 리비아 서부 하사우나 대수로 사업장에서 무장 세력에 의해 납치된 한국인의 조속하고 안전한 석방을 위해 외교장관 특사 자격으로 10일 리비아를 방문해 현지 고위 인사와 업무 협의 등을 한 뒤 15일 귀국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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