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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박정희 대통령 공 부풀리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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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박정희 대통령 공 부풀리기' 논란

입력
2014.09.1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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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대상 교재서 '유신헌법' 내용 삭제, '경제발전'만 강조

한국관광공사 역사기념문화홍보관인 '청와대 사랑채'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에서 쓰는 교재 '사랑채 학습노트'의 의 개정 전(왼쪽)과 후의 내용 비교. 유기홍 의원실 제공
한국관광공사 역사기념문화홍보관인 '청와대 사랑채'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에서 쓰는 교재 '사랑채 학습노트'의 의 개정 전(왼쪽)과 후의 내용 비교. 유기홍 의원실 제공

한국관광공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過)는 삭제하고 공(功)은 부풀린 교재를 초등학생 대상 교육에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청와대 사랑채에서 운영하는 초등학생 대상 주말 교육 프로그램인 ‘나는 미래의 대통령’에 쓰이는 교재(사랑채 학습노트)가 개정을 거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크게 미화했다. 개정 작업은 지난해 8월 이뤄졌다. 청와대 사랑채는 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역사기념문화홍보관으로, 역대 대통령을 소개하는 ‘나는 미래의 대통령’이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교재의 개정 전ㆍ후 내용을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설명 분량이 크게 늘고 유신헌법 등 부정적인 내용은 빠졌다. 개정 전에는 역대 대통령들의 얼굴과 간략한 설명을 연결하는 문항(8쪽)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10월 유신헌법, 정부 고속도로 개통, 6ㆍ3항쟁’으로 설명이 돼있었다.

그러나 개정 뒤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만 단독 문항을 신설해 “다음 상자에서 설명하는 대통령은 누구일까요?”(9쪽)라는 질문을 제시한 뒤 다음과 같은 설명문을 달았다.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리며,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추진을 시작으로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새마을 운동을 전개하면서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끌었으며, 일본 수상과의 회담을 통해 한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신 제5대~제9대 대통령은?” 한 켠에 “이 대통령의 영부인은 육영수 여사님 입니다”라는 힌트도 붙였다.

이명박ㆍ이승만ㆍ김대중ㆍ노무현 등 다른 전 대통령은 한데 묶어 짧은 설명을 달고 빈 칸에 이름을 채워 넣으라고 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박정희 미화 교재’는 지난해 9월부터 교육 프로그램에 쓰였다. 지난달까지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등학생은 537명(43회ㆍ1회 정원 16명)에 달한다. 이 교재는 발간 전 교육 전문가로부터 감수도 받은 적이 없다.

유기홍 의원은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이 특정 대통령을 위인으로 미화한 교재를 학생 대상 교육에 써온 건 매우 부적절하다”며 “교재 사용을 당장 중단하고 다음 달 발간 예정인 교재는 제대로 감수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관광공사 관계자는 “해당 교재는 관광공사가 올 3월부터 청와대 사랑채를 운영하기 이전에 제작, 개정됐고 내용을 미리 살펴보지 못해 그런 서술이 있는 줄 몰랐다”며 “이번 논란과 상관없이 다음달 내용을 보강해 새로운 교재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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