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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유발 가스 누출… 주민 1시간 넘게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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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유발 가스 누출… 주민 1시간 넘게 몰랐다

입력
2018.04.13 11: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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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SK머티리얼즈 공장서 불

제독차량 등 출동 3시간만에 진화

대피방송,문자 1시간 지나 이뤄져

시 재난문자는 상황 종료뒤 발송

#인천 폐유 재활용공장서도 큰 불

주민 300여명 긴급 대피

인접지역 인력, 장비 등 총동원

소방 펌프차 1대 완전히 불 타

화학가스 누출사고가 난 SK머티리얼즈 영주공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독자 윤옥식 제공
화학가스 누출사고가 난 SK머티리얼즈 영주공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독자 윤옥식 제공
영주소방서가 SK머티리얼즈 공장에서 화학가스 누출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영주소방서 제공
영주소방서가 SK머티리얼즈 공장에서 화학가스 누출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영주소방서 제공
화학물질인 육불화텅스텐 누출사고가 난 경북 영주시 SK머티리얼즈에 소방 및 화학 진압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화학물질인 육불화텅스텐 누출사고가 난 경북 영주시 SK머티리얼즈에 소방 및 화학 진압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 인근 주민과 6ㆍ13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이 공장 앞에서 항의하고 있다. 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SK머티리얼즈 인근 주민과 6ㆍ13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이 공장 앞에서 항의하고 있다. 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13일 경북 영주시와 인천의 화학공장에서 불이 나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특히 경북 영주시의 공장에서는 암을 유발하는 유독성 가스가 누출됐으나 주민들은 사건 발생 1시간이 넘도록 까맣게 몰라 뒤늦게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경북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18분쯤 경북 영주시 가흥산업단지 내 SK머티리얼즈 공장에서 육불화텅스텐(WF6) 40㎏ 가량이 누출됐다. 사고가 나자 공장 반경 3㎞ 이내 마을 주민 650여 명이 한때 대피했다.

사고 발생 18분만인 6시36분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12분만에 현장에 도착, 제독차량과 특수화학물질을 이용해 잔류가스를 오전 9시58분쯤 완전 제거했다.

육불화텅스텐은 반도체 증착공정에 주로 사용하는 특수가스로, 장기간 노출되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물과 접촉하면 맹독성 물질인 불산이 생성된다.

사고는 5톤 규모의 저장용기에 있던 완제품 육불화텅스텐 1.8톤 중 40㎏ 가량이 밸브 연결부위 배관이 찢어지면서 누출되면서 일어났다. 누출가스는 남동풍을 타고 영주시 장수면 방면으로 희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퍼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고신고도, 주민대피령도 늦었다. SK머티리얼즈가 자체 수습해보려다 신고가 지연됐고, 영주소방서는 사고발생 55분, 접수 37분이 지난 뒤에야 공장 반경 3㎞ 이내 마을에 대한 주민대피방송을 해 줄 것을 영주시에 요청했다. 실제 대피방송 및 문자발송은 사고발생 1시간 10분이나 지난 오전 7시28분에 이뤄졌다. 대피구역 안에 있는 마을 주민 상당수도 동네 스피커 방송을 듣지 못해 오전 8시가 지나 TV를 보고 알 정도였다. 특히 대시민 재난안내문자는 이미 상황이 종료된 오전 10시55분에야 발송돼 교육 현장에서도 혼선이 빚어졌다. 영주제일고 관계자는 “뒤늦게 연락을 받고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수업했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영주여중 등 일부 학교는 학생들을 조기 귀가시키기도 했다. 주민 손모(66)씨는 “사고를 모르고 농사일을 하다가 매캐한 냄새와 함께 두통을 호소한 주민도 있었다”며 “정확한 피해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공장은 SK가 인수하기 전인 2012년, 2013년에도 폭발 및 화재사고가 난 바 있으며, SK머티리얼즈로 간판을 바꿔 단 이후 지난해 육불화질소 생산설비를 연간 600톤에서 1,200톤으로 증설한 바 있다.

[그래픽] 송정근 기자
[그래픽] 송정근 기자

한편 이날 오전 11시 47분쯤 인천 서구 가좌동 한 화학공장에서도 큰 불이 나 소방당국이 최고단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다. 대응 3단계는 인접 지역 소방 인력과 장비까지 모두 동원하는 최고 단계 경보령이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불이 난 곳은 지정폐기물 중간 처리업체인 이례화학공장으로, 폐유 등을 재활용하는 곳이다. 소방당국은 폐유 등이 공장 안에 있어 한때 내부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 현장에서 발생한 검은 연기가 워낙 높게 솟구쳐, 인천 남구, 경기 부천 등에서도 연기가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화재로 인근 주민 3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430여명과 펌프차와, 구조차 등 차량 90여대를 현장에 투입해 화재를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접근하던 소방 펌프차 1대에도 불이 붙어 전소했고, 한때 인근 도금공장 6개 동으로 옮겨 붙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당시 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은 모두 무사히 대피했으나, 인천 중부소방서 소속 김모(42) 소방경이 화재 진압 도중 발목 골절상을 당했다.

소방당국은 이 공장에서 제조된 알코올을 용기로 옮겨 담는 중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영주=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인천=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그래픽]송정근 기자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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