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찬동하는 중서부 공업지
펜실베이니아 서부~오하이오 동부
클린턴 “일자리 창출” 버스 투어
트럼프도 오늘부터 대규모 유세전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AP 연합뉴스.
미국 대선이 31일(현지시간)로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ㆍ공화 양당 모두 ‘러스트 벨트(Rust Beltㆍ쇠락한 공업 지대)’를 본선 레이스 초반 최대승부처로 보고 이 지역 서민들의 표심 잡기에 화력을 집중하고 나섰다. 미국 중서부에 주로 분포된 러스트 벨트는 1990년대 이후 세계화 및 자유무역협정(FTA)의 여파로 제조업 일자리가 급감한 곳으로, 양당 경선 과정에서도 큰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전당대회 종료 이튿날인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 동안 부통령 후보 팀 케인과 함께 펜실베이니아 주 서부에서 오하이오 주 동부까지 버스 투어 유세를 진행했다. 클린턴 측은 러스트 벨트 지역을 취약지역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주장하고 있는 ‘보호무역’ 기조가 강한 곳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이 지역 표심은 다른 주에 비해 트럼프가 다소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 경선 과정에서도 강경 보호무역론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밀려 고전한 지역이다.
이에 클린턴은 30일 펜실베이니아 존스타운 유세에서 “당선되면 취임 100일 안에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대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케인도 자신이 철강 노동자의 아들임을 강조하며 백인 노동자 표심을 공략했다.
트럼프도 1일 오하이오ㆍ펜실베이니아 주를 잇달아 방문해 대규모 유세전을 펼친다. 트럼프는 ‘불공정한 무역협정 폐기 또는 재검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자신의 공약인 보호무역 기조를 앞세워 지역 민심을 끌어오겠다는 계산이다. 트럼프는 특히 보호무역에 불분명한 태도를 보이는 클린턴에 대해 공격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콜로라도 주 유세에서 “이제는 미스터 나이스 가이(자신을 지칭)는 없다. 본격적으로 싸울 준비가 됐다”며 대공세를 예고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도 29일 오하이오 리마 유세에서 오랜 경기 침체를 지적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공화당 관계자는 “클린턴이 러스트 벨트에서 트럼프를 제친다면 트럼프는 클린턴을 이기기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대선 투표일인 11월 8일까지 100일간 두 후보가 상반된 전략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광범위한 주류 진영에 호소하는 전통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쓸 것으로, 트럼프는 트위터 등을 활용해 메시지 대량 전파 등 비전통적인 선거 운동을 펼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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