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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같던 김기식… 부메랑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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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같던 김기식… 부메랑 맞다

입력
2018.04.14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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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하자마자 사면초가에 몰렸다. 그는 지난 2일 정치인 출신 첫 금감원장으로 취임할 당시만 해도 금융 개혁을 진두 지휘할 적임자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외유성 해외 출장과 셀프 기부 논란 등이 불거지며 금융 검찰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비판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공교롭게 19대 국회의원 시절 그가 한 행동이나 발언들이 되레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김 원장은 정무위원 시절 ‘저승사자’란 별명이 붙을 만큼 피감기관과 정부에 날을 세웠다. 기업의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다녀온 기관은 말할 것도 없고 기관장이 커피숍에서 법인카드로 쓴 커피값도 부적절하다며 호통을 쳤다. 까다로울 만치 엄격한 도덕성과 원칙을 내세운 탓에 정무위 피감기관들은 항상 그 앞에서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랬던 그가 정무위원 때 피감기관의 돈을 받아 세 차례나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의원 임기 말 정치자금으로 비서를 대동하고 유럽 출장을 다녀온 대목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피감기관의 도덕성엔 추상같던 잣대가 스스로에겐 전혀 적용되지 않았던 셈이다.

김 원장은 “피감기관 지원 출장은 19대 국회까지 관행이었고 오해 살 만한 일은 하지 않았다”며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해임할 정도의 결격 사유는 아니라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김 원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관련 기관들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지인 아들 채용에 연루된 의혹이 불거지자 최흥식 전 원장도 “당시 추천은 관행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낙마한 바 있다. 원칙주의자 김 원장이 설명한 관행을 얼마나 많은 이가 납득할 지 의문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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