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 기자

등록 : 2017.03.14 15:58
수정 : 2017.03.14 15:58

집 안 팔리는 제주… 부동산 거품 빠지나

등록 : 2017.03.14 15:58
수정 : 2017.03.14 15:58

토지거래 줄고 미분양주택 늘어

‘묻지마’식 경매시장도 찬바람

투기방지대책 등 시장여건 변화 최근 몇 년간 광풍이 불었던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에 이상기류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올해 들어 토지 거래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천정부지로 치솟던 아파트값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경매시장까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부동산 업계에선 “드디어 부동산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2월 말 현재 도내 토지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1만2,730필지(1,001만5,000㎡)가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2,996필지(1,332만5,000㎡)와 비교해 필지 수는 2%, 면적은 24.8% 감소한 것이다. 또 2월 한 달간 실제 거래된 토지는 5,673필지(444만1,000㎡)로, 1월 6,018필지(501만7,000㎡)와 비교해 각각 5.7%와 11.5%씩 감소했다.

최근 몇 년간 광풍이 불었던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에 이상기류가 곳곳에서 감지되는 등 정점을 찍고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도심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처럼 토지거래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도가 2015년 12월 부동산투기대책본부를 설치한 후 부동산투기 집중단속과 농지기능관리 강화 방침 시행, 택지식 토지분할 불허 등 부동산 투기방지 대책을 시행하면서 점차 토지거래 시장이 안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구치던 아파트 가격 역시 올해 들어 주춤거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제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 1월 30일 이후 이달 6일까지 6주 연속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이후 아파트 가격 변동률이 6주 연속 보합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이 경매시장에 나오기가 무섭게 낙찰되는 것은 물론 감정가보다 2∼3배 높은 가격을 찍는 ‘묻지마’식 낙찰이 이뤄지던 경매시장이 지난달에는 바짝 얼어붙었다.

법원경매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월 제주지역서 진행된 경매는 모두 117건으로, 이 중 71건이 낙찰돼 60.7%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인 낙찰가율은 96.0%로, 전달 161.8%에 비해 65.8%포인트나 하락했다.

주택분양시장에도 이상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월 제주지역 미분양주택은 353가구로, 전달 271가구에 비해 30.3%가 증가했다. 2013년 12월 588가구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이다. 또 지난해 10월 40가구에 불과했던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지난 1월 106가구로 크게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역시 2013년 12월(429가구) 이후 가장 많았다.

도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제주지역 부동산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추가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에다 주택담보 대출심사 강화와 금리 인상 등 시장 환경이 변화되면서 관망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도내 부동산 시장이 정점을 찍으면서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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