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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깰 순 없다" 사그라드는 남북대화 무드 불씨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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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깰 순 없다" 사그라드는 남북대화 무드 불씨 살리기

입력
2014.10.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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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남북대화 지속돼야" 대화 의지 적극적 제스처

"5·24조치 대화로 해결" 해제 가능성은 北 대응에 달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통일준비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남북 대화를 이어 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통일준비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남북 대화를 이어 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남북 대화는 지속돼야 한다”고 남북대화 기조를 강조하면서 2차 고위급회담 성사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핵심 이슈인 5.24대북제재 조치를 이례적으로 거론하면서 앞으로 열릴 남북대화 테이블은 물론 국내에서도 5.24조치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고위급접촉 재개는 일단 ‘청신호’

이날 박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에 전향적인 대화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탈북자단체의 전단살포로 인한 총격전으로 자칫 최고위급 3인방의 인천 방문으로 조성된 대화무드가 깨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려는 분명한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입장에서는 북한이 대화 분위기를 근본적으로 깨자는 차원은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적극적인 대화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정부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2차 고위급접촉 준비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일 인천에서 이뤄진 남북 대표단 오찬회담에서 2차 고위급 접촉 일정을 ‘10월 말~11월 초’로 정부에 제의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2차 고위급접촉에서 어떤 의제를 논의하고 그에 대한 정부 입장은 어떤지 정리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만간 북측에 날짜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고위급접촉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대북전단 살포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고위급 접촉 성사 가능성이 커지긴 했지만 대북전단 살포가 계속돼 북한이 추가로 보복 사격을 가해오면 접촉이 무산될 수 있다”며 “북측에 날짜를 제안하기 전에 삐라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이 1차 고위급접촉 이후 8개월여 만에 이뤄지는 만큼 다양한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차 접촉은 남북 고위급 간 상견례의 의미가 컸기 때문에 상호비방중상 중단 등 3가지 정도의 합의를 했다”며 “2차 접촉에서는 남북 간 근본적으로 논의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정치, 군사, 경제 등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의제는 다 나온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급 접촉 의제로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북한은 5ㆍ24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5ㆍ24 조치 실제 해제는 북한 대응에 달려

5.24조치 해제를 남북대화 테이블에 올리는 문제는 그리 새로울 것이 없다. 우리 정부는 그 동안 2차 고위급접촉이 열리면 5.24조치와 금강산관광 재개 등 북한의 관심사도 두루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수 차례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는 5.24조치가 북한의 천안함 피격 사건의 후속조치였던 만큼 북한의 선(先)사과를 조건으로 제시해 왔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천안함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2차 고위급접촉이 재개됐을 때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또한 북한의 조치를 우리 정부가 어느 정도 선에서 용인할지 여부도 핵심적인 대목이다.

현재로서는 5ㆍ24조치와 관련해 북한의 선제적 조치를 강조하던 박 대통령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튼 정도가 눈에 띄는 변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도 “박 대통령의 언급은 본격적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지 해제하자는 것은 아니다”(홍현익 수석연구위원) 는 분석과 “대통령의 5ㆍ24 발언에는 관계 진전에 따라 (5ㆍ24조치를)해제할 수 있다는 가정이 깔렸다는 점에서 전향적”(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이라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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