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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야권 “결전의 시간 왔다…총파업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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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야권 “결전의 시간 왔다…총파업 투쟁”

입력
2017.07.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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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 개헌 찬반 국민투표서

유권자 3분의 1 반대 의사 확인

대의명분 얻어 “투쟁 강도 높여라”

유혈시위ㆍ정국 혼란 최고조 전망

美 “제헌의회 강행 땐 제재 조치”

마두로 정권에 강력한 경고

프레디 게바라(가운데) 베네수엘라 국회 부의장이 17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지지자들에게 사흘 후 전국 총파업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프레디 게바라(가운데) 베네수엘라 국회 부의장이 17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지지자들에게 사흘 후 전국 총파업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우파 야권이 개헌 반대 여론을 등에 업고 오는 20일(현지시간) 전국 총파업을 예고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이 추진하는 제헌의회 선거를 열흘가량 남겨두고 여야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 등 이웃 국가도 야당 측에 힘을 실으며 베네수엘라 사태에 깊숙이 개입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20개 야당 연합 국민연합회의(MUD)는 17일 지지자들에게 100일 넘게 이어오고 있는 반정부 거리 시위의 강도를 더욱 높여달라고 주문하며 총파업 참여를 독려했다. 야권 지도자인 프레디 게바라 국회 부의장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유세 중 “결전의 시간(zero hour)”이라며 “다음 주 (선거 전) 투쟁 분위기를 고조시켜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20일 24시간 대규모 총파업에 참여해달라”고 촉구했다. 게바라 부의장은 또한 전날 실시한 비공식 개헌 국민투표 결과를 두고 “역대 가장 위대한 시민 불복종“이라며 반대 여론을 규합해 정부의 개헌 시도를 좌절시키겠다는 구상을 관철했다.

16일 베네수엘라 전국에서 진행된 개헌 찬반 투표는 법적 효력이 없었음에도 실제 야권에 크게 힘을 몰아주고 있다. 국민연합회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 718만여명이 참여한 이 날 투표에서 98%가 개헌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2013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에 표를 던진 수(약 750만명)나 2015년 총선의 야권 지지자(약 770만명)보다는 규모가 작으나, 유권자 3분의 1 이상에 달하는 개헌 반대 여론을 가시화하며 반정부 운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야당 연합이 장악한 의회는 동시에 대법관 인선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야권 지도부는 18일 인선 작업을 개시해 늦어도 21일에는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마두로 정권 측 인사들로 구성된 대법원은 앞서 3월 의회 해산 판결로 친(親) 차베스 진영 대 반 차베스 진영의 대립에 불을 붙이며 국정 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다만 마두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이 역시 정쟁의 일부로 편입될 수 있다.

야권이 투지를 불태우는 향후 열흘간 베네수엘라 거리 곳곳에서는 유혈 사태가 극에 달할 전망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지난 5월 1일 마두로 대통령이 제헌의회 수립을 선언함에 따라 수개월간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현재까지 90명 이상이 숨지고 시민 수천명이 체포 또는 부상했다.

베네수엘라 사회가 극단의 갈등 국면으로 치닫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권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성명을 통해 마두로 대통령을 “독재자를 꿈꾸는 악랄한 지도자”라고 비난하며 “제헌의회를 강행하면 미국은 강력하고 신속한 경제 (제재)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 앞서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ㆍ안보 고위대표도 마두로 정권을 향해 개헌 계획 철회를 촉구했으며,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도 14일 가택연금 상태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와 전화통화 후 “브라질 정부는 로페스를 지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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