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북한은 품고, 중국은 견제... 트럼프의 ‘北中 갈라치기’

알림

북한은 품고, 중국은 견제... 트럼프의 ‘北中 갈라치기’

입력
2018.07.10 15:44
수정
2018.07.11 00:58
4면
0 0

폼페이오 방북 후 첫 반응서

“김정은이 계약 지킬 것 확신”

北 공격 않고 신뢰감 보여

“中, 우리와 무역전쟁 이유

北에 부정적 압력 말아야”

‘중국 배후론’ 다시 들고 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오후 백악관에서 새 연방대법관 후보자를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오후 백악관에서 새 연방대법관 후보자를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북한을 직접 공격하지 않는 대신 ‘중국 배후론’을 꺼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까지 얽히면서 북한을 고리로 한 미중의 힘겨루기도 한층 복잡해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김정은이 우리가 서명한 계약, 더욱 중요하게는 우리가 한 악수를 지킬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반면 중국은 대중 무역에 우리의 태도 때문에 북한에 부정적 압력을 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길 바란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은 그(김정은)를 위한 작은 선물을 하나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선물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내가 (김정은에게) 줄 때 알게 될 것”이라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다시 한번 북한과 관련해 유화적 언급을 내놓은 셈이다.

이는 지난 6, 7일 이뤄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개 반응으로서 북한과 협상 판을 깨지는 않되 재차 중국 배후론으로 북중 갈라치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전인 지난 5월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의 2차 방중 후 북한이 돌연 강경 태도로 돌변했을 때에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배후론을 공개석상에서 꺼낸 바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의 세 번에 걸친 방중에 따른 북중 밀착은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핵심적인 교란 요소다. 북한 비핵화를 압박하는 핵심 동력인 국제적인 대북 제재에 구멍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중국을 등에 업고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북한과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대북 영향력을 지렛대로 삼으려는 중국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져 대북 제재 이완 조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하는 중국 배후론은 이 같은 흐름을 차단하려는 다목적 경고 카드다. 협상 대상인 북한에 대해서도 직접 비난하지 않되 중국에 붙지 말라는 무언의 견제가 담겨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재차 드러냈지만 이는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라는, 일종의 채무 불이행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도 읽힐 수 있다. 중국에는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대중 압박을 강화하는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 아울러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실패시 중국 책임론을 내세워 미국 내 비판 여론을 피하려는 포석의 성격도 다분하다.

하지만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의 대북 제재 협력을 얻기 위해 통상 압박을 지렛대로만 활용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대중 무역 전면전을 벌이는 터라 더 이상 중국의 대북 협조를 얻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중국이 무역 전쟁에 활용하기 위해 북미 비핵화 협상에 어깃장을 놓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북한 역시 세 차례나 북중 정상회담에 나서면서 미ㆍ중 간 벌어진 틈새를 최대한 활용하며 비핵화 협상의 시간을 끌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 선거 전까지 대중 무역과 북핵 문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전선을 넓히면서 오히려 북중의 페이스에 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