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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홀로코스트 역사왜곡에 독일도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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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홀로코스트 역사왜곡에 독일도 불쾌

입력
2015.10.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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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가 21일 베를린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를린=AP연합뉴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가 21일 베를린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를린=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출신 이슬람 성직자가 1940년대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유대인 집단학살)를 부추겼다고 주장하자 독일은 물론 이스라엘 내부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악화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갈등의 책임을 팔레스타인측에 지우려고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사자인 독일 정부가 나서 “홀로코스트는 명백한 독일의 잘못이다”고 거듭 강조하며 독일의 역사관을 짐짓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21일 영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독일 베를린 방문에 앞서 20일 이스라엘에서 열린 세계 시오니스트 총회 연설 도중 “팔레스타인 출신 예루살렘 무프티(이슬람 성직자)인 하지 아민 알후세이니가 1940년대 아돌프 히틀러를 부추겨 홀로코스트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알후세이니는 1941년 베를린에서 히틀러를 만나 나치가 아랍 독립국 건립을 지지해줄 것을 요구했던 인물로 이후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 회부됐다. 그는 이후 잠적한 후 1974년 사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히틀러는 당시 유대인을 몰살하려고 하지 않았으나 알후세이니가 그를 설득해 홀로코스트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며 유대인의 반 팔레스타인 감정을 부추겼다.

BBC 등에 따르면 민족주의자인 알후세이니가 이스라엘과 영국 등 서방국들에 대항하기 위해 나치와 손을 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히틀러를 꾀어 홀로코스트를 주도할 정도의 인물은 아니다.

이 같은 역사왜곡 발언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1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홀로코스트가 발생한 것에 독일은 책임을 느낀다”라며 독일의 역사관이 변함없음을 강조했다. 총리실측은 별도 입장 발표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의 억지 주장에 불편함을 표시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 대변인은 “모든 독일인은 홀로코스트의 책임이 독일에 있음을 분명히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도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근거 없는 반감을 자극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야권 지도자인 이삭 헤르조그는 “네타냐후의 발언은 나치즘과 히틀러가 저지른 끔찍한 재앙의 의미를 축소시킬 우려가 있다”고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네타냐후의 측근 중 한 명인 모셰 야알론 국방장관도 “히틀러가 홀로코스트를 시작했고 알후세이니는 그에게 합류했다”라며 “총리가 무엇을 말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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