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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76% 축소’ 씨티은행 파격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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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76% 축소’ 씨티은행 파격 행보

입력
2017.06.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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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회 행장 “점포거래 10년새 38%→5.5%로”

인력 구조조정ㆍ한국시장 철수 의혹 일축

은행권 ‘비대면 확대ㆍ수익성 강화’ 같은 고민

한국씨티은행 제공
한국씨티은행 제공

‘전체 점포의 76% 감축, 계좌유지수수료 부과, 저수익 상품 전격 판매 중단.’

한국씨티은행의 잇따른 행보가 최근 금융권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들은 겉으로는 소규모 시중은행의 돌발 행동으로 평가하면서도 속으로는 거대한 디지털 바람에 맞선 씨티은행의 ‘도전’ 내지 ‘실험’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 시장 철수를 위한 것’이라는 시선도 없잖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15일 서울 중구 소재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런 우려 가득한 시각을 일축했다. 이날 간담회는 새 인터넷뱅킹 서비스 출시를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최근 씨티은행 행보에 대한 설명이 오히려 주를 이뤘다.

‘점포 축소가 인력 구조조정과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노조 등의 반발과 관련해 박 행장은 “지점을 축소하지만 인력 구조조정은 전혀 없다”며 “직원들의 경험에 교육과 훈련을 덧붙여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금융 자문 인력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티은행 자체 분석에 따르면 모바일 등 인터넷을 통한 금융거래는 2006년 14%에서 2016년 52%로 증가했지만, 점포를 통한 거래는 같은 기간 38%에서 5.5%로 급감했다.

박 행장은 “거래 비중은 5.5%에 불과한 대면 점포에 임원의 40%가 배치돼 있다”며 “이런 점포 인력을 전문 자문사 등으로 키우는 변신을 타행들보다 앞당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9일부터 출시되는 씨티 뉴 인터넷뱅킹 서비스는 씨티은행의 이런 고민이 담겼다. 브렌단 카니 소비자금융그룹장은 “고객들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시간을 절약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 등에 대해서는 찾아가는 서비스 등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 씨티은행의 복안이다.

씨티은행의 이런 과감한 디지털 변신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선택권을 고객이 아닌 은행이 일방적으로 주도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수익성을 좇느라 전세자금대출 상품 등 공공성을 등한시 한다는 지적도 없잖다.

점포 대부분을 폐지하면 거래의 35%가 이뤄지는 자동화기기(ATM)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어 고객 불편도 예상된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시중은행들도 디지털로의 전환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은 이런 고민 때문이다. ‘해보고 안 되면 철수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박 행장은 “철수를 생각한다면 이런 투자는 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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