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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협정 불인증’에 국제사회 반발 거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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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협정 불인증’에 국제사회 반발 거세져

입력
2017.10.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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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핵 합의 계속 지킬 것” 다짐

미국에 대해선 “먼저 약속 어긴 것” 맹비난

IAEA도 “이란, 핵 관련 약속 이행 중” 확인

佛ㆍ英ㆍ獨ㆍ러 등 협정 참여국도 우려 표시

 

13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TV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준수 불인증 선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AP 연합뉴스
13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TV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준수 불인증 선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란 핵협정 준수의 불인증을 선언한 데 대해 당사자국인 이란은 물론, 국제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파기ㆍ위협 행보가 또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대(對)이란 전략 발표 직후인 이날 밤 국영 방송을 통해 긴급 대국민 연설을 하고 기존 핵협정을 계속 지키겠다고 밝혔다. 전국에 생중계된 연설에서 그는 “이란의 국익이 존중받는 한 우리는 핵합의안을 계속 이행할 것”이라며 “미국의 거짓된 주장은 이란을 더 단합하게 할 뿐이며, 이란은 어떤 외국 정부에도 굴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미국에 대해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처음으로 국제적 협약을 어긴 것”이라며 “그 동안 이란에 적대적인 음모를 꾸밀 때보다 (미국이 오히려) 더 고립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이 제재 강화 방침을 밝힌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도 “오로지 방어적 목적의 군사력 증강”이라며 “재래식 방어 무기 개발에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의 반미 국호는 미국 국민을 향한 게 아니라 미국 정책을 겨냥한 것”이라며 유화적인 언급도 남겼지만, “이란의 국익이 침해될 땐 그에 적절한 대응을 하는 데 절대로 주저하지 않겠다”고 맞서기도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강하게 반박했다. IAEA의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은 세계에서 가장 탄탄한 핵 검증체제의 대상”이라며 “이란이 했던 핵 관련 약속들은 현재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핵 협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일방적인 허위주장일 뿐이라는 말이다.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반핵단체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도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이행 불인증은 핵 확산을 부추길 것”이라며 “이는 핵 위협 제어를 위한 합의가 성립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만 하고, 핵 사용 위험도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핵 협정에 참여한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우려를 표시하면서 협정 준수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결정은 이란 핵협정을 종결시키지 못할 것이며, 프랑스는 계속 협정에 전념하고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이란을 직접 방문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프랑스는 다른 참여국들인 영국 독일 등과 함께 공동성명을 내고 “3개국 모두 협정을 완전히 이행한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또한 핵협정 유지를 위해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당연하게도, 이 문제를 미국 측과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같은 분야에서 외교적 노력이 일궈낸 중요한 성취를 지켜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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