맬컴 턴불(62) 호주 총리가 손에 맥주를 든 채로 의자에 앉아, 돌이 막 지난 손녀를 안고 모습을 공개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술을 마신 채 아이를 돌보는 게 책임 있는 어른의 모습이 아니라는 비난과 자연스러운 할아버지의 모습이라는 반박이 호주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턴불 총리는 9일(현지시간) 시드니에서 열린 호주풋볼리그(AFL)의 결승전을 직접 찾은 모습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10일 올렸다. 사진은 호주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 중 하나로 럭비와 유사한 AFL 결승전의 관중 수만 명을 배경으로 총리가 손녀 이마에 입맞추는 모습을 담았다.
그러나 사진 속에서 반쯤 채워진 채 총리의 오른 손에 들려 있던 맥주 컵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특히 총리가 사진을 올리며 “풋볼 경기장의 동시작업(멀티태스킹ㆍmultitasking)”으로 제목을 단 것이 아이를 돌보는 일과 음주, 경기관람을 동시에 한다는 것이냐는 논란을 촉발시켰다.
일부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어른이 아기를 안고 맥주를 마시는 건 아이를 안고 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호주 사회가 이번 주 동성결혼 합법화 여부를 묻는 우편투표에 들어가 찬반 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한 상황이라 총리를 향한 비난은 더욱 거셌다. 턴불 총리는 큰 비용이 들고 동성애자 적대감을 고조시키는 우편투표보다 의회 표결로 결정해야 한다는 동성애자 옹호자들 의견을 뿌리쳤다.
그러나 일부는 동성결혼 합법화 여부를 묻는 방식에 불만을 가진 쪽에서 총리를 나쁘게 몰아가는 측면도 있다며 총리를 옹호하고 있다. 총리 페이스북에는 1만5,000 명이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고, 정적인 제1야당 노동당의 빌 쇼튼 대표는 “총리가 할아버지 역할을 하도록 그냥 두자”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며 이례적으로 총리를 옹호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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