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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척결’ 아프간에 공들이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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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척결’ 아프간에 공들이는 미국

입력
2017.10.24 17: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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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가운데) 미국 국무장관이 23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바그람 공군기지에 도착해 존 윌리엄 니콜슨(오른쪽)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과 악수하고 있다. 카불=EPA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가운데) 미국 국무장관이 23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바그람 공군기지에 도착해 존 윌리엄 니콜슨(오른쪽)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과 악수하고 있다. 카불=EPA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대 테러전의 허브로 삼으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중앙정보국(CIA)이 아프간 내 비밀공작을 확대한 데 이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비밀리에 현지 군사시설을 찾아 무장단체 탈레반 척결 의지를 드러냈다. 북한과 이슬람국가(IS), 이란 등 적대 세력에 맞서 다극적 전장을 통해 테러리즘에 대처하려는 미 정부의 ‘개입주의’ 전략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틸러슨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예고 없이 아프간을 깜짝 방문했다. 당초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파키스탄 인도 등 중동ㆍ남아시아 순방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일정이었다. 그는 이날 새벽 C-17 군수송기를 타고 카불 북부의 바그람 공군기지에 내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을 만났다. 틸러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탈레반과의 싸움을 지속할 것”이라며 “그들은 이 싸움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의 취임 후 첫 아프간 방문은 전격적이었다. 카타르 도하를 떠나 2시간 남짓 아프간에 체류한 뒤 다시 도하로 복귀하기까지 이동 경로는 철저히 불문에 부쳐졌다. 극도의 보안 속에 이뤄진 그의 방문은 현재 아프간 치안 상황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틸러슨이 바그람을 찾기 직전인 20,21일에도 카불에서 연이어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수백명이 사망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틸러슨과 가니 대통령의 면담이 창문 없는 방에서 진행될 정도로 카불의 안전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때문에 미국의 최고 외교 책임자가 무장세력의 타깃이 될지도 모를 위험을 무릅쓰고 적진에 뛰어든 것은 탈레반과의 전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틸러슨 장관은 탈레반을 향해 “아프간의 평화가 회복될 때까지 (미군은) 남아 있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현재 8,400명 수준인 아프간 병력에 더해 4,000명 추가 파병을 결정하면서 확전을 공언한 상태이다. 22일엔 CIA 요원들이 미군과 보조를 맞춰 탈레반과 IS 조직원 제거를 목표로 한 공작 활동을 아프간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NYT 보도가 나오는 등 미국은 최근 아프간의 전략적 중요성을 한껏 끌어 올리는 분위기다.

미국의 공세적 태도는 대테러 동맹국인 파키스탄을 향한 경고 메시지이기도 하다. 미 정부는 파키스탄이 아프간 국경지대에 테러리스트를 위한 피난처를 제공하는 등 ‘이중 플레이’를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테러 지원 체계를 무력화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특별한 요구’를 파키스탄 지도자들과 논의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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