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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60억 규모 공매도 미결제’ 골드만삭스 검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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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60억 규모 공매도 미결제’ 골드만삭스 검사 착수

입력
2018.06.04 21:4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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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지점서 주문 받은 서울지점

주식 못 구해 20개 종목 결제 못해

대차 미확정 상태서 매도 주문

주식 차입 이뤄지지 않아 발생

골드만삭스 “주문 착오” 불구

고의 ‘무차입 공매도’ 땐 큰 파장

금융감독원이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을 상대로 검사에 착수했다. 이 지점에서 60억원 규모의 공매도 미결제 사고가 생겼는데, 현행 법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 이후 공매도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상태에서 공매도 미결제 문제까지 일어나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4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의 미 뉴욕지점으로부터 주식 공매도 주문을 위탁받아 체결하려 했지만, 지난 1일 해당 주식을 구하지 못해 제 때 결제를 하지 못했다. 미결제 주식은 총 20개 종목 138만7,968주로, 약 60억원 규모다. 전체 공매도 주문 주식 수와 매도 규모는 확인 중이다.

이번 사고는 골드만삭스가 주식 대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냈고 결과적으로 해당 주식 차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에서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 주문을 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은 미결제 20개 종목 중 19개 종목을 지난 1일 매수했고 나머지 1개 종목은 이날 차입 절차를 거쳐 결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주문 착오라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오는 15일까지 8영업일 동안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에 4명을 투입해 검사할 예정인데, ‘무차입 공매도’를 했는지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펴볼 것”이라며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증권 배당 사고가 우리사주 배당 과정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에 대해 매도 주문이 내려진 사건이었다면 이번 골드만삭스 미결제 사고는 투자자가 대량으로 매매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무차입 공매도는 단순 주문 실수에서 비롯되기도 해 현재로선 골드만삭스가 고의로 무차입 공매도를 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펀드환매, 장외거래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총 4차례 결제일을 미룬 사례가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세한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히 알 수 있지만 삼성증권은 없는 주식이 발행된 사건이었고 이번에는 골드만삭스가 대량으로 공매도 주문을 했는데 일부 종목을 차입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과거에도 주식 결제일에 증권을 납부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주문실수에 의한 무차입 공매도 형태는 아니었다”며 “금감원 조사와 별개로 회원사(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의 위규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 조사에서 골드만삭스의 무차입 공매도가 단순 주문 실수가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 이에 따른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증권 배당 사고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폐지 요구가 거셌는데도 정부는 되레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문턱을 낮추는 쪽의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사고가 단순 실수가 아니라면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무차입 공매도가 여전하다는 게 증명된 셈이어서 공매도 폐지 요구가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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