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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모인 의성 주민들 “팀킴 자랑스럽습니다”

입력
2018.02.2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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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스웨덴의 여자 컬링 결승전이 열린 25일 경북 의성군 의성실내체육관에서 의성군민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의성=이상무 기자
한국과 스웨덴의 여자 컬링 결승전이 열린 25일 경북 의성군 의성실내체육관에서 의성군민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의성=이상무 기자

“영미야, 경애야, 은정아, 선영아, 수고했다!”

25일 경북 의성군 의성실내체육관에서는 한국과 스웨덴의 여자 컬링 결승전이 끝나자 박수와 함께 대표팀원들의 이름이 터져 나왔다. 은메달에 그쳤지만 이미 대한민국 컬링 역사를 써 내려간 ‘팀킴’은 모든 의성군민들에게 자랑스런 딸이자, 언니이자, 누나였다.

인구 5만 4,000여명의 작은 도시 의성군은 일요일 아침부터 들썩였다. 의성군은 의성실내체육관에 1,000여명이 동시에 응원할 수 있게 대형 스크린과 좌석을 준비했다. 경기 시작(오전 9시5분) 한 시간 전부터 체육관 앞은 응원전에 참여하기 위한 이들로 100m가 넘는 줄이 이어졌다. 오전 6시50분에 체육관을 찾았다는 김정애(67)씨는 “동 트자마자 아침밥 든든하게 먹고 응원하러 부리나케 달려왔다”고 말했다.

체육관 안은 이미 ‘의성마늘 컬링소녀들 매운맛을 보여주세요!’ ‘마늘 캐는 힘으로 금메달을 캐자’ ‘의성 마늘밭 언니들! 대한민국이 반했다’와 같은 현수막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의성군민들 손에는 ‘컬링이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어요’ ‘칼릭소녀 힘내라’ 등 응원 문구가 적힌 피켓이 쥐어져 있었다. 경기 시작이 임박하자 트로트 곡 ‘코스모스’의 가사를 바꿔 “달리고 달리고 달려 의성 달려간다”고 의성군민들이 입을 모아 불러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기도 했다.

의성군민들은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치러내는 심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대표팀 선수가 신중하게 스톤을 던질 때는 모두가 스톤이 멈출 때까지 숨을 죽였고, 대표팀 스톤이 스웨덴 스톤을 밀어내고 붉은 중앙 원 가까이에 위치하면 체육관이 떠나갈 정도로 “와아!”하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경기 중반부터 대표팀이 1-4로 다소 밀리자, 의성군민들은 장구, 징, 꽹가리로 대표팀에게 힘을 북돋아줬다. ‘팀킴’의 시작인 의성여고 후배들은 연신 “괜찮아! 괜찮아” “언니들 힘내세요!”를 외치며 침착한 플레이를 주문했다. 이들의 응원이 통했는지, 대표팀은 6엔드 후공에서 1점을 추가해 추적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날 대표팀은 스웨덴에 역부족이었다. 스웨덴은 7엔드 2-7로 점수가 벌어지더니 9엔드에서도 3-9로 점수차가 좁혀지지 않자, 대표팀은 스웨덴데에게 패배를 인정하는 악수를 청했다. 의성군민들은 끝까지 응원했다. “정말 잘했다!” “최고다!” “괜찮아!”라고 연호했다.

김영미ㆍ김경애 선수 뒷집에 쭉 살았다는 심순동(69)씨는 경기가 끝나고 “어릴 때부터 봐왔던 애들이 어느덧 올림픽을 호령하는 컬링 대표선수가 돼 있는 순간을 목격해 너무 감격스럽다”며 “금메달이 아니어도 좋다.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시절 김영미 선수에게 컬링을 배운 적 있다는 의성여고 2학년 임수진(17)양은 “선배들이 꿈을 놓치지 않고 달려와 메달을 따냈다는 게 너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컬링에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의성=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한국과 스웨덴의 여자 컬링 결승전이 열린 25일 경북 의성군 의성실내체육관 앞은 경기 시작(오전 9시5분) 한 시간 전부터 응원전에 참여하기 위한 이들로 100m가 넘는 줄이 이어졌다. 의성=이상무 기자
한국과 스웨덴의 여자 컬링 결승전이 열린 25일 경북 의성군 의성실내체육관 앞은 경기 시작(오전 9시5분) 한 시간 전부터 응원전에 참여하기 위한 이들로 100m가 넘는 줄이 이어졌다. 의성=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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