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화웨이 1,2위 무서운 성장세
3위 애플 빼고 중국 업체들 잔치
“삼성 불안한 세계 1위” 전망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순위권 밖으로 밀려 났다. 세계적인 시장 조사업체들은 5위권까지 집계하고 6위부터 묶어서 기타로 발표하는데, 삼성전자는 5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9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의 지난해 4분기 판매량과 지난해 전체 판매량 모두 5위권에 들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분기와 연간 기준으로 중국에서 순위권 내에 들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이후 중국에서 줄곧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는 2014년 3분기에 처음으로 샤오미에 정상을 내줬고 4분기에는 2위 자리마저 애플에 내주며 3위로 추락했다. 이후 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져 지난해 1분기에 화웨이, 3분기에는 비보에 따라 잡혔으며 다시 한 분기 만인 4분기 ‘제 2의 샤오미’로 불리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에 5위 자리까지 내줬다.
지난해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 1위는 총 6,750만대를 기록한 샤오미다.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으로 국내에서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을 얻은 샤오미는 중국 시장점유율을 2014년 13.6%에서 지난해 15.4%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성장세가 더 눈에 띄는 것은 2위 화웨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총 6,22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화웨이는 2014년(9.7%)보다 4.5%포인트나 상승하며 14.2%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화웨이는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시장 점유율 15.2%로 샤오미(14.8%)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안방을 사로잡은 화웨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총 1억800만대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이전까지 삼성전자와 애플만 갖고 있던 ‘연간 1억대 판매’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 특히 50만원이 넘는 고가 스마트폰으로 유럽 여러 국가에서 점유율 상위 3위에 진입하는 등 중국 업체 가운데 삼성전자의 가장 강력한 적수로 꼽힌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3위는 애플이 올랐다. 2013년만해도 중국에서 6위였던 애플은 2014년 말 출시된 아이폰6 시리즈 열풍과 적극적 투자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에서만 총 4,95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해 점유율 11.3%를 차지했다. 4위와 5위는 중국업체 비보(8.4%)와 오포(7.6%)가 각각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에서 판매량 1위다. 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8,130만대)였다. 중국 시장에서는 밀려났지만 인도 등 신흥 국가에서 저가 휴대폰을 많이 판매한 결과다. 세계 2위 스마트폰 대국인 인도의 경우 여전히 삼성전자가 큰 격차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세계 1위를 불안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안방을 점령한 중국 업체들의 세력 확대가 점점 가속화하고 있다”며 “신흥 시장을 지키는 것도 더 힘겨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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