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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식 제자리, 세월호 소신 확고... 방탄소년단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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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식 제자리, 세월호 소신 확고... 방탄소년단의 두 얼굴

입력
2017.02.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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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리본'이 바람에 날려 흐느낀다. 그룹 방탄소년단은 신곡 '봄날'의 가사와 뮤직비디오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한다. 뮤직비디오 캡처
'노란색 리본'이 바람에 날려 흐느낀다. 그룹 방탄소년단은 신곡 '봄날'의 가사와 뮤직비디오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한다. 뮤직비디오 캡처

여성을 향한 그릇된 시각을 고치려는 움직임은 약했지만, 세월호 참사의 고통 분담에 대한 소신은 확고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최근 낸 새 앨범 ‘유 네버 워크 얼론’과 공연에서 보여준 빛과 그늘이다.

방탄소년단은 18~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공연에서 여성 비하라는 지적을 받은 노래 ‘호르몬 전쟁’을 불러 아쉬움을 줬다. 그간 낸 노래 ‘미스 라이트’ 등의 가사에 여성 혐오적 시선이 가득하다는 비판을 받은 뒤 “여성의 역할이나 가치를 남성적인 관점에서 정의 내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사과문을 낸 뒤라서 뒷맛은 더 씁쓸했다. 방탄소년단이 2014년 발표한 ‘호르몬 전쟁’은 여성을 ‘국가차원에서 관리해야 될 미형 문화재’로 표현하는 등 여성을 지나치게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노래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신곡 '봄날' 뮤직비디오에는 오전 9시35분에 맞춰진 시계, 해변가에서 건진 신발 등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의 상징이 가득하다. 뮤직비디오 캡처
그룹 방탄소년단의 신곡 '봄날' 뮤직비디오에는 오전 9시35분에 맞춰진 시계, 해변가에서 건진 신발 등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의 상징이 가득하다. 뮤직비디오 캡처

방탄소년단이 이번 공연에서 여성 문제에 대한 여러 지적에 귀 기울여 전향적인 노래와 무대를 꾸릴 것이란 기대를 채워주진 못했지만, 신곡 ‘봄날’과 뮤직비디오를 통해 보여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고민은 눈여겨볼 만했다.

방탄소년단은 ‘봄날’에서 친구를 잃은 아픔을 “너무 야속한 시간, 나는 우리가 밉다”라고 노래하며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회적 아픔을 보듬었다. ‘봄날’의 뮤직비디오는 회전 그네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의 뜻이 담긴 노란색 리본을 여러 개 걸어둔 장면을 배경으로 “보고 싶다”는 애잔한 목소리가 포개져 추모의 뜻을 더한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1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로 구성된 4ㆍ16가족협의회에 1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음악으로 다시 한 번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공감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봄날’을 작사한 방탄소년단의 멤버 랩몬스터는 18일 공연 직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참사는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아이돌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거리를 두며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것과 달리, 몸을 사리지 않고 소신을 밝힌 점은 의미 있는 행보였다는 평가다.

아이돌로는 드물게 ‘안전핀 운동’에 관심을 보인 점도 흥미로웠다. 그룹 멤버인 진이 다른 멤버 지민에 안전핀을 꽂으려는 모습이 ‘봄날’ 뮤직비디오에 나온다. 미국 등에선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반 이민 행정명령 등으로 행하고 있는 인종차별적 조치에 반대하는 의미로 옷 등에 안전핀을 꽂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 뮤직 비디오가 이를 은유했다. 랩몬스터는 신곡 ‘낫 투 데이’에서 “유리천장을 부숴”라고 노래하는 것에 대해 “사회 문제와 부조리에 침묵하지 않고 부숴 나가고 문제제기를 하는데 동참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히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그룹 방탄소년단이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이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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