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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과 상의도 없이" 박영선 체제, 뜨자마자 격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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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과 상의도 없이" 박영선 체제, 뜨자마자 격랑에

입력
2014.08.0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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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조사위 구성 실리" 해명 불구 특별법 원점서 재협상 요구 봇물

일부 초선의원 본회의 보이콧 검토… 청문회도 유야무야 끝날 우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가운데) 원내대표가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근심 어린 표정으로 우윤근(오른쪽) 정책위의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가운데) 원내대표가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근심 어린 표정으로 우윤근(오른쪽) 정책위의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유가족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지 못한 세월호특별법을 전격 합의 처리한 데 대해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여당안을 대부분 수용하며 무기력하게 협상을 매듭지은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를 향해 유가족은 물론 당내에서조차 재협상 요구가 빗발쳐 박영선 체제는 비대위 출범 전부터 비틀거리고 있다.

박영선 “실리 챙기기 위한 결단”

박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세월호 특별법에 유가족 분들의 그 아픈 마음을 다 담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이면서도 “진상조사위 구성 비율에서 유가족 추천 몫을 3명 포함시킨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며 합의 배경을 설득하는 데 안간힘을 썼다. 앞서 야당과 유족들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거나 아니면 야당과 진상조사위에 특검 추천권이라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의 완강한 벽에 가로막혀 사실상 야당의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박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의 의사를 직접 반영할 수 있는 조사위의 내실을 강화하는 게 진상규명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특검의 경우 여당안대로 가더라도 특검추천위원회(7명) 추천을 거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여당과 정부가 선호하는 인사가 임명되기 어려운 구조라서 명분이 아닌 실리를 챙겼다는 것이다.

특별법 원점 재협상 요구 빗발

그러나 당내에서는 “유가족과 국민의 요구를 무시한 처사”라며 특별법 재검토 요구마저 흘러나왔다. 특히 박 원내대표가 세월호 유가족들과 도보 행진을 벌이는 등 대여 선봉장에 섰기 때문에 일부 의원들은 배신감 마저 토로하고 있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다음주 교황 방문을 앞둔 상황에서 부담은 정부여당이 더 큰 상황 아니냐. 언제까지 답을 달라고 우리 안을 던지는 배팅을 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는데 왜 정반대로 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가 유가족들은 물론 당내 의원들과도 한마디 상의를 하지 않아 독단적 태도를 문제 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안산 지역구 출신인 김영환 전해철 부좌현 의원을 비롯해 문재인ㆍ천정배ㆍ정동영 상임고문 등이 특별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고 지도부에 공식 요청한 가운데 일부 초선 강경파 의원들은 본회의마저 보이콧 한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13일 본회의에서 특별법 처리도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새정치연합은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합의 내용을 설명하고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듣기로 해 이번 사태의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김기춘 청문회 증인 출석도 난망

새누리당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인사들에 대해 세월호 국조특위 출석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청문회도 유야무야 끝날 우려가 높아졌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어제 합의 이후 우리당에서도 불만과 아쉬움의 말을 들었다”면서 김기춘 실장과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의 청문회 출석은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새누리당이 여당안을 대부분 관철시키면서 당초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김무성 대표의 입지가 줄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에선 김 대표의 애초 발언에 고무돼 특검 추천권 보장을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김 대표는 이후 “내 권한이 아니었는데 말 실수였다”고 발뺌으로 돌아섰다. 김 대표 입장에서는 적잖이 체면을 구긴 셈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어찌됐건 새롭게 들어선 여야 수장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적 성과물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둘 다 기회를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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