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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본 폭우 “안일한 대응” 비판에 몸 낮춘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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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본 폭우 “안일한 대응” 비판에 몸 낮춘 아베

입력
2018.07.1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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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우 시작된 5일 의원들과 술자리 사진 공개 

 해외 출장과 당 총재선거 위한 지방일정 취소 

 야당, 정부 비판하면서도 복구 위해 정치 휴전 

아베 일본 총리(앞줄 왼쪽 두번째) 가 서일본 폭우 예보가 발표된 지난 5일 중의원 의원들의 숙소인 '중의원숙사'에서 동료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져 비판을 받고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 부장관 트위터 캡처
아베 일본 총리(앞줄 왼쪽 두번째) 가 서일본 폭우 예보가 발표된 지난 5일 중의원 의원들의 숙소인 '중의원숙사'에서 동료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져 비판을 받고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 부장관 트위터 캡처

서일본 폭우로 최소 12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정부의 대응이 도마에 오르자 발 빠르게 자중하는 행보로 전환했다. 폭우가 예보됐던 지난 5일 자민당 의원들과의 술자리 사진이 공개되면서 비판이 제기됐으나, 이를 의식해 해외출장과 당내 지방일정을 취소했다. 재해 대응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거세질 경우 오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당초 11~18일 예정됐던 중동과 유럽 순방을 취소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나 “총리의 외유 취소는 (폭우 대책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강한 각오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례적인 해외순방 취소는 정부ㆍ여당이 폭우 대응에 만전을 기했다고 자신할 수 없는 상황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규슈(九州) 등에 호우가 시작된 5일 아베 총리가 중의원 의원 숙소에서 동료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진 사진이 공개되면서, 야당에선 “긴장감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정부가 8일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한 것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총리가 일주일 간 해외 순방을 나설 경우 어렵사리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내각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친목회를 주최한 다케시다 와타루(竹下亘) 당 총무회장은 9일 “어떤 비난이라도 받겠다”면서도 “이만큼 큰 재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고 자세를 낮췄다.

총리와 여당 의원들의 술자리가 있던 5일 내각부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15만명에 대해 피난지시를 내린 상태였다. 정부 측은 호우에 대처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총리의 친목회 참석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총리 일정이 모두 사후 공개되는 만큼 일본 언론도 당장의 폭우 수습 상황에서 크게 문제를 삼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아베 총리가 의원 친목회에 참석한 이유가 당 총재선거를 염두에 둔 ‘표 단속’ 차원이라는 점에서는 위기 의식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도 이 같은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면서도 당장의 정쟁보다 피해 복구를 위해 ‘정치 휴전’을 강조하고 있다. 입헌민주당 등 6개 야당은 지난 9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면담하고 정부가 재해 대응에 전력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고,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도 “야당도 전력을 다하고 싶다”고 협력 의사를 밝혔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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