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한국과 같은 투표를 하지 않는다.”
아이오와 주도(州都) 디모인을 관할하는 포크카운티 제이미 피츠제럴드 선거집행관은 31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코커스는 아이오와 공화ㆍ민주 양당의 자체 행사이며 주정부 선거당국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츠제럴드 집행관에 따르면 양당 코커스는 1일 저녁 7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에 함께 시작하는 것만 같을 뿐 회합 장소는 물론이고 진행방식도 틀리다. 아이오와 99개 카운티(우리의 군 단위 행정조직)에는 총 1,681개 지구(Precinct)가 있다. 각 지구별로 모여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7월 전당대회에 나갈 대표자를 뽑는 게 ‘코커스’다. 규모가 작은 지구끼리는 통합 모임을 갖기 때문에 실제 집회장소는 민주당 1,100개, 공화당은 900개 정도다. 학교나 교회가 집회 장소로 이용되지만, 어떤 지역은 열성 당원의 집에서 모이기도 한다.
민주당은 일정 토론을 거친 뒤 투표 대신 지지하는 후보 팻말에 모이는 방식으로 의사를 표시한다. 득표율이 15% 미만인 후보 집단은 ‘사표’처리되며, 이들 지지자들은 다시 후보를 택해야 한다. 15%를 넘긴 후보 진영은 이 과정에서 소수 후보 지지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 사표 처리된 소수 유권자들의 향방에 따라 1, 2위가 바뀔 수도 있다. 최종 결정된 대선주자별 지지자 수는 아이오와 주 민주당으로 취합된다.
공화당은 진행방식이 훨씬 간단하다. 7시 회합 장소에 모여 후보 별 설명을 듣고 간이 투표소에서 손으로 지지 후보의 이름을 적으면 된다. 지구별 선거결과는 아이오와 주 공화당으로 집계된다. 2012년까지는 이런 방식으로 선출된 대의원들이 임의로 지지 후보를 결정하도록 했으나, 아이오와 공화당은 이번부터는 대의원들이 주 전당대회나 전국 전당대회에서 반드시 후보 득표율에 따르도록 규정을 바꿨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당원들의 참가율을 높이기 위해 발달된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시켰다. 특정 장소에 모이지 않아도, 유권자들이 스스로 정한 별도의 장소에서 개최하는 ‘위성 코커스’나, 해외파병 군인 같은 부재자들이 전화 등 수단을 통해 참여하는 ‘텔레코커스’가 도입됐다.
아이오와 코커스가 미 대선의 풍향계 역할로 떠오른 건 1972년부터다. 일정 조정과정에서 우연히 아이오와 코커스가 제일 먼저 예비경선이 치러지게 됐는데, 당시 민주당의 조지 맥거번 후보 캠프가 아이오와 코커스를 적절히 활용해 전국구 스타로 부상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민주ㆍ공화당 모두 암묵적으로 아이오와에서 가장 먼저 예비경선을 치르고 있다.
디모인(아이오와)=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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