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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원 탄소배출 규제안 폐기... 안방서 발목잡힌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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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원 탄소배출 규제안 폐기... 안방서 발목잡힌 오바마

입력
2015.12.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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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 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전 지구적 탄소배출 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연설이 끝나자 마자 공화당이 지배하는 미국 하원에서 탄소배출 규제를 무력화하는 결의안이 통과되는 등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 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전 지구적 탄소배출 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연설이 끝나자 마자 공화당이 지배하는 미국 하원에서 탄소배출 규제를 무력화하는 결의안이 통과되는 등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지구적인 탄소배출 감축방안 도출을 그의 마지막 업적으로 남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가운데 큰 장애물을 만나 비틀거리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저항과 개도국의 수장을 자임하는 중국의 반발은 당초 예상한 것이지만, 안방인 워싱턴의 미 의회가 오바마의 발목을 잡고 나선 것.

1일 뉴욕타임스와 abc뉴스에 따르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이날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새로운 탄소배출 규제안을 폐기하는 내용의 결의안 2개를 통과시켰다. EPA의 규제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기후변화 대책의 핵심인데, 이미 이달 초 상원에서 거부된 것을 하원이 다시 한번 추인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하원의 이번 표결이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 참석 중인 오바마 대통령의 입지를 축소하기 위해 계산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상ㆍ하원의 EPA 규제안 무효화 결의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오래 전부터 거부권 행사를 공언해온 상태이다. 그러나 국제 사회에서는 과거 교토의정서에 미 정부는 동의했지만 결국 의회의 반대에 밀려 불참했던 전례가 되풀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 하원의 반대 기류가 알려지면서 파리에서는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과연 기후변화 관련 약속을 이행할 것인지 의문을 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수시로 각국 정상을 만나 미국 차기 대통령은 민주당에서 나올 것이며 당연히 기후변화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약속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존 배러소(공화ㆍ와이오밍) 상원의원은 “미국 대통령이 파리에 가 있지만, 정작 미국인들이 이 시점에서 원하는 것은 일자리와 경제, 테러 문제”라며 “기후변화의 중요성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도 “공화당의 주장은 일자리와 경제 성장을 원하는 미국인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배출 규제를 무력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화당은 신규 송유관 건설과 미국산 원유의 해외 수출 금지 해제 등을 추진하며 파리에 모인 전세계 정부의 노력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이는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과 달리 공화당은 탄소배출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미국 경제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탄소배출 규제는 석유ㆍ석탄 등 에너지 산업생산 위축 및 난방ㆍ연료비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 서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공화당 주요 대선주자들도 오바마 대통령의 기후변화 구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원래 기후변화에 부정적인 후보는 물론이고 중립적 성향이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부시 전 지사는 이날 아이오와주 워털루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내가 대통령이라면 파리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기후변화 협약 이행이 미국 경제와 미국인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구 기온과 기후는 늘 변하는 것”이라며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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