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ㆍ장하성ㆍ김상조 간담회
장 “개혁 현안 부총리가 중심”
김 “경제팀은 한목소리 내야”
김 부총리 입지 우려 의식한 듯
집무실 직접 찾아 한껏 몸 낮춰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 컨트롤타워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맡는 것으로 정리됐다.
정부 경제정책 ‘트로이카’ 격인 김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담회를 갖고 경제 현안을 점검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향후 정책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장관급인 장 실장과 김 위원장이 김 부총리 집무실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장 실장은 “과거에는 서별관회의 같은 것이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에선) 부총리가 경제의 중심이라는 것을 국민들께 알려드리기 위해 부총리 집무실로 찾아 왔다”며 “재벌개혁ㆍ금융개혁ㆍ노동개혁ㆍ산업개혁 등 경제 현안에서 부총리가 중심을 잡고 가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역시 “부총리께 보고도 드리고 23일 4대 그룹과의 상견례와 관련해 부총리의 지시 사항을 여쭙고자 방문했다”고 한껏 몸을 낮췄다. 김 위원장은 또 “경제팀은 한팀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경제팀의 일원으로서 김 부총리의 지휘를 따를 것을 분명히 했다.
이날 장 실장과 김 위원장의 발언은 경제팀 안팎에 문 대통령과 가까운 학자 출신 ‘실세’와 ‘시어머니’가 많아 김 부총리의 활동 영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대통령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대형 국정과제를 다루고 일자리위원회가 정부 핵심과제인 고용문제를 전담하는 상황에서 장 실장과 김 위원장까지 여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일각에선 김 부총리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 부총리는 “시장과 국민들에게 경제팀이 한 목소리를 내고 예측 가능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내각 인사가 완료되면 현안에 따라 장관들을 모시고 격의 없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김 부총리는 “청와대에서 경제는 부총리에게 맡긴다는 의지가 강하고 저 또한 경제는 제가 책임진다는 자세로 할 것”이라며 부총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