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출시 올뉴XC90, 보험개발원 등급평가 진행 중… 순수 외제차론 역대 처음
신차 수리비ㆍ보험료 상당폭 낮아질 듯… 작년 평가 임팔라는 부품가 최대 70%, 보험료 37만원 인하
벤츠, 폭스바겐 등도 평가수용 검토 중… 10년간 평가 외면 외제차 업체들 ‘침묵의 카르텔’ 깨질 지 주목
볼보가 국내에 진출한 외제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자동차보험료 산정을 위한 보험개발원의 차량모델 등급평가(이하 등급평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판매를 늘리기 위해 보험개발원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인데, 평가를 거치면 수리비와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 보험료가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10년 가까이 등급평가를 외면해 온 외제차 업계에도 볼보를 필두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살인적인 수리비로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 전반에 막대한 부담을 끼쳐 온 외제차의 횡포가 줄어들 지 주목된다.
9일 보험 및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볼보의 국내 자회사인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오는 6월 출시 예정인 ‘올뉴XC90’의 등급평가를 진행 중이다. 볼보 관계자는 “그간 품질에 비해 나쁜 보험 등급(기존 볼보 차량은 모두 2등급 적용ㆍ등급 수치가 낮을수록 보험료 높음)을 받아왔지만 13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계기로 차량 우수성을 알리고 고객 혜택을 높이기 위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은 지난달 스웨덴 볼보 본사를 방문해 국내 출시 차종의 충돌실험을 검증했으며, 현재 볼보 측과 부품공급 가격 조정을 협의 중이다.
1~26등급으로 세분되는 등급평가는 ▦충돌실험을 통한 차량의 손상 정도 ▦수리비의 근간이 되는 부품공급 가격 ▦과거 차보험 손해율(수입 보험료 중 지급된 보험금의 비율) 등을 종합 평가해 자차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차량별 등급을 매기는 제도다. 국산 차량은 거의 예외 없이 출시 전 평가를 받고 있지만 외제차들은 2007년 제도 시행 이후 지금까지 평가를 거부한 채 과거 손해율 통계로만 등급을 받고 있다. ‘등급이 나빠도 차는 잘 팔린다’는 자신감이 배경인데, 이 때문에 정부나 보험업계는 외제차의 부품가ㆍ보험료 인하를 유도할 수단이 마땅치 않았다.
볼보에 이어 외제차 메이저 업체인 벤츠와 폭스바겐 등도 등급평가 수용을 검토 중이어서 향후 연쇄 파급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한국GM이 미국에서 수입 판매하는 임팔라에 대해 등급평가를 실시한 결과, 등급이 대폭 개선(3→12등급)되며 부품가격은 50~70%, 자차 보험료는 30만~37만원이나 내린 바 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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