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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 반려동물에 눈높이 맞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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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 반려동물에 눈높이 맞추다

입력
2017.09.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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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예능 ‘대화가 필요한 개냥’은 연예계 스타들이 반려견의 마음을 읽는 과정을 그렸다. tvN 방송화면 캡처
tvN 예능 ‘대화가 필요한 개냥’은 연예계 스타들이 반려견의 마음을 읽는 과정을 그렸다. tvN 방송화면 캡처

반려동물의 마음까지 읽는 시대다. 반려동물의 심리 분석, 반려동물과 인간과의 교감에 초점을 맞춘 예능프로그램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애견인 1,000만 시대, 반려동물을 인격체로 존중하는 시선이 늘면서 예능프로그램도 관찰형, 인간 관점의 이야기 전개를 벗어나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삶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재미를 부각하는데 집중하고 반려인이 겪을 수 있는 실질적인 문제와 정보 전달에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방영되는 tvN 예능프로그램 ‘대화가 필요한 개냥’은 연예계 스타들과 반려동물간의 소통 과정을 조명한다. 스타들이 반려견과 어떻게 교감하는지, 일상을 촬영한 후 전문가와 함께 보며 반려동물의 심리 상태를 분석한다. 주인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석한 기존 프로그램과는 달리, 반려동물의 시선에서 주인을 바라보고 행복의 기준을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대화가 필요한 개냥’의 김수현 PD는 “반려동물을 장난감 같은 존재가 아닌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는 인식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들의 심리와 행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반려인이 많다”며 “인간과 동물 사이의 오해의 순간들을 사실적으로 그리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반려견을 주인공으로, 인간을 조연으로 배치한 프로그램도 나왔다. 종합편성채널(종편) TV조선 ‘개먼드라마- 파트라슈’는 인간이 반려견을 선택한 게 아니라 인간을 돕기 위해 반려견이 파견됐다는 상상에서 시작한다. 반려견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인간사를 관찰하는 1인칭 드라마 형식을 띤다. MBC 예능프로그램 ‘하하랜드’는 ‘하하랜드 주민센터’라는 코너를 통해 말할 수 없는 동물들이 겪는 힘들고 억울한 사연과 개선이 필요한 민원을 접수 받아 처리한다.

TV조선 ‘개먼드라마- 파트라슈’는 반려견의 시선에서 주인을 바라보는 1인칭 드라마 형식의 예능프로그램이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개먼드라마- 파트라슈’는 반려견의 시선에서 주인을 바라보는 1인칭 드라마 형식의 예능프로그램이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반려동물을 의인화해 내레이션을 입히거나, 그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콘셉트는 이미 SBS 장수 예능프로그램 ‘동물농장’에서 많이 다뤄지던 형식이다. 동물이 사람과 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라는 전제 하에 동물들의 행동을 인간의 관점으로 해석해 감동적인 이야기를 구성했다. 갓 태어난 강아지를 키우는 고양이나, 죽은 어미 곁을 떠나지 못하는 어린 고양이의 사연이 온라인상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최근 반려동물 예능프로그램에는 반려동물의 실제 심리를 알고 싶고, 직접 소통하고 싶은 반려인의 욕구가 반영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반려동물 예능프로그램은 내가 키우는 반려동물이 행복한지 알고 싶어하는 이들의 수요가 반영된 결과”라며 “심도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기 보다는, 아직까지 대부분 재미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예능프로그램에서 다루는 반려동물 이상행동에 대한 해소법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있다. 시청률을 고려해 반려동물의 귀여운 모습만을 강조하면, 반려인이 겪을 수 있는 고충이 미화되고 무책임한 입양이 늘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반려동물 예능프로그램이 사회 흐름을 반영하고 추진한 일을 끝까지 책임지는 등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건강한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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