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편집국에서] 불안한 클린턴 대세론

입력
2016.07.19 20:00
0 0

[편집국에서] 불안한 클린턴 대세론

포토아이/ [가장 위험한 전당대회] ** 오하이오, 18일 클리블랜드의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 첫날부터 등장한 트럼프가 연사인 아내를 소개하고 있다.[Y2016071902400]
포토아이/ [가장 위험한 전당대회] ** 오하이오, 18일 클리블랜드의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 첫날부터 등장한 트럼프가 연사인 아내를 소개하고 있다.[Y2016071902400]

18일 공화당 전당대회를 시작으로 미국 대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전당대회가 사실상 민주ㆍ공화 양당의 대선출정식이라면 9월말부터 시작되는 3차례의 후보토론회는 대선 레이스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아직은 선거의 향방을 잡기가 쉽지 않다. 다만 대세론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흐름에서는 조짐이 심상치 않다. 미국 퀴니피액 대학이 7월11일까지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3개 경합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로는 클린턴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초반 여론동향이긴 하지만 1960년 이래 미국 대선에서 3개 주 가운데 2곳에서 이기지 못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 경우가 없기 때문에 미국 언론들이나 클린턴 진영은 상당히 심각한 양상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 전당대회의 막이 오른 18일에는 트럼프가 클린턴을 2%포인트로 추격했다는 2개 여론조사도 공개됐는데, 클린턴의 지지율은 정체된 반면 트럼프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심상찮은 흐름이다. 이쯤 되면 클린턴도 대세론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현지언론이나 국제사회는 지금까지 클린턴의 인물론과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언행을 토대로 대세론을 선호한 측면이 강하다. 미국 유권자들은 임기 말까지 50%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노선을 고스란히 물려받겠다는 클린턴에게서 안정감을 느꼈을 법하다. 국제사회 또한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클린턴의 외교노선을 신뢰하는 분위기다. 반면 신고립주의로 표현되는 트럼프의 국내외 정책과 인종차별적 언행은 미국 안팎에서 공격을 당하고 있다.

그렇다면 클린턴의 대세론이 붕괴 조짐을 보이는 최근 동향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먼저 클린턴의 인물론. 안정감을 주는 대신 ‘워싱턴 귀족 엘리트’이미지가 강한 데다 남편(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이어 ‘또다시 클린턴’이라서 식상하다고 보는 여론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 선거 ‘족집게’로 알려진 데이비드 액설러드 시카고대 정치연구소장 표현을 빌면 “지난 8년간 같은 대통령을 본 것도 지겨운데…”라는 심정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변화를 추구하는 미국 유권자들은 전임 대통령을 답습하겠다는 국내외 정책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을 것이다. 동서고금에서 권력을 거저 물려주거나 공으로 물려받았다는 사례를 찾기도 쉽지 않다.

반면 트럼프의 말과 행동은 여전히 정제되지 않긴 했지만 물을 만난 모습이다. 미국 대학에서 정치저널리즘을 연구ㆍ강의하는 한 중견 학자는 우리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는 3가지 요인을 들어 “클린턴이 이기겠지만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ㆍ사회ㆍ정치적 소외계층으로 전락한 백인 중산층의 불만과 백인은 축소되고 히스패닉은 팽창하는 사회구조, 혁신에 따른 구조적 실업이라는 ‘삼재(三災)’ 속에서 트럼프의 ‘강한 미국’이 먹혀 들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정세 또한 트럼프의 고립주의가 옳았음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불안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위협적인 테러가 전세계로 번지면서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때문에 ‘IS가 트럼프의 선거운동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 농담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물론 미국 선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결국 클린턴이 이길 것’이라는 분석이 여전히 대세다. 하지만 한번 금이 간 대세론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은 법이다. 더구나 트럼프의 지지율 곡선은 클린턴을 아래로부터 치고 올라가는 양상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많은 미국인들이 이민가방을 싸고 우방관계를 포함한 국제사회 질서는 파괴될 것이라는 불안과 우려가 가득한데, 지금 추세라면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상당해 보인다. 우리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시대를 대비해야 할 판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