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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X-파일] ‘광주신세계’가 더 각별한 이유는?

입력
2018.06.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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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신세계
광주 신세계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 백화점은 정유경’

신세계그룹은 2016년 이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주요 계열사를 나눠서 책임지는 ‘남매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편의점, 홈쇼핑 등의 사업을 책임지고 있고 정유경 사장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패션과 면세점 사업을 챙기고 있다.

신세계 그룹 주요 계열사 주주 구성을 살펴봐도 남매간에 그어진 경영 분리선이 명확하다. 정 부회장과 정 사장은 2016년 4월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 주식과 신세계 백화점 주식을 맞교환하며 남매 분리 경영 체제를 완성했다.

이마트의 경우 그룹 총괄 경영자인 이명희 회장(18.22%) 뒤를 이어 정용진 부회장(9.83%)이 2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신세계백화점도 이 회장(18.22%) 다음으로 정유경 사장(9.83%)의 지분율이 가장 높다. 두 사람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자신들이 책임지고 있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계열사 중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인 ‘광주 신세계’는 지분 구조상 남매간 분리 경영 원칙을 따르지 않고 있다. 광주 신세계는 지방 백화점으로 남매 분리 경영 원칙상 정유경 사장 소관이다. 그러나 광주 신세계의 대주주는 정유경 사장이 아니라 정용진 부회장(52.08%)이다.

신세계는 지방에 여러 백화점 점포를 두고 있지만 광주 신세계처럼 하나의 점포를 독립적인 상장사 형태로 둔 경우가 없다. 호남권 대표 백화점인 데다가 상장사 지위를 가지고 있는 ‘광주 신세계’가 다른 지방 신세계 백화점 보다 그룹에 각별한 의미를 갖는 건 당연하다.

신세계가 광주 신세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5년 아시아나 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 매각 입찰전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신세계그룹이 유통 서비스 사업 경험을 살려 항공 사업에 진출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신세계가 입찰전에 참여한 진짜 이유는 광주 신세계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당시 광주 신세계는 금호산업의 100% 손자회사인 금호터미널로부터 백화점 부지와 건물을 임차해 쓰고 있었다. 만약 롯데 등 다른 대기업이 금호산업의 주인이 된다면 신세계는 건물을 비워줘야 할 처지에 몰릴 수 있다. 지난 2013년 인천 핵심 점포인 인천점을 경쟁사인 롯데에 통째로 빼앗긴 경험이 있는 신세계로서는 금호산업 입찰 경쟁을 손 놓고 볼 수 없었다. 신세계는 롯데가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자, 바로 입찰에서 발을 뺐다.

신세계 측 설명에 따르면 현재 광주 신세계는 정유경 사장이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소유권은 오빠에게 있지만 경영은 여동생이 하는 동거 구조다. 신세계 측은 정용진 부회장이 소유 지분을 정유경 사장에게 넘길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명희 회장이 보유 지분을 정용진, 정유경 남매에게 넘겨질 때 광주 신세계 지분도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며 “광주 신세계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 마련은 정유경 사장의 숙제”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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