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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병사만 기생충? 강남 건강검진자 100명 중 3명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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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병사만 기생충? 강남 건강검진자 100명 중 3명 기생충

입력
2018.02.05 14: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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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10년 자료 분석

간디스토마 가장 많이 걸려

민물고기 회 식습관이 원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11월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치료 과정에서 기생충이 대거 발견돼 ‘북한의 참혹한 실상’을 반영하는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남한에서는 1960, 70년대 못 살던 시절에나 가능할 법한 일로 여겨졌다. 그런데 대한민국, 그것도 부촌의 상징인 강남 지역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100명 중 3명 이상은 기생충에 감염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양종인 교수 연구팀은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9만9,451명의 대변 표본을 검사한 결과 3.41%인 3,389명이 각종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모두 강남지역 주민은 아니지만, 주로 도심에 살면서 건강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표본에서 가장 많이 나온 기생충은 간흡충(간디스토마)으로 전체 건강검진자의 1.46%(1,454명)가 감염됐다. 간흡충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담도암을 유발하는 1군 발암원인생물체로 분류한 기생충으로 자연산 민물고기를 회로 먹는 식습관이 주요 감염 원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간흡충은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섬진강 등 5대강 유역이 감염 유행 지역이며 우리나라에서 대변검사로 검출되는 장내 기생충 질환 감염증 중 1위에 올라 있다.

간흡충에 이어 ▦요코가와흡충 0.95%(948명) ▦편충 0.85%(842명) ▦회충 0.14%(140명) ▦모세선충 0.01%(5명)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1971년부터 정부 주도로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조사를 실시했는데, 첫 조사에서 충란(기생충의 알) 양성률이 무려 84.3%에 달했다. 이후 꾸준히 기생충 퇴치 사업을 벌여 2012년 실시된 제 8차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조사에서는 기생충 감염이 2.6%로 줄었다. 남은 기생충 감염의 대다수는 간흡충 감염으로 분석된다.

양종인 교수는 “이번 결과는 민물고기 섭취를 피하도록 하는 대중교육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현재 국가 대장암검진으로 제출하는 대변 검체에 기생충 검사를 추가하면 간흡충의 발견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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