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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훈련ㆍ슈퍼볼 참관…잉글랜드 자존심 살린 ‘괴짜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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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훈련ㆍ슈퍼볼 참관…잉글랜드 자존심 살린 ‘괴짜 리더십’

입력
2018.07.08 05:43
수정
2018.07.08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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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 스웨덴과 러시아월드컵 8강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마라=AP 연합뉴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 스웨덴과 러시아월드컵 8강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마라=AP 연합뉴스

‘삼사자 군단’이라 불리는 잉글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표팀이지만 성적은 늘 기대에 못 미쳤다. 잉글랜드가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선수권(유로) 등 메이저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건 1966년 자국 월드컵이 마지막이다. 최근 대회만 봐도 잉글랜드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선 16강 진출에 그쳤고 2014년 브라질월드에선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유로 2016 16강에서는 총 인구 34만 명에 불과한 아이슬란드에 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도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부정 스캔들 여파로 부임 2개월 만에 물러나는 등 팀이 뿌리째 흔들렸다.

잉글랜드 대표팀을 살린 건 최악의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은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었다.

그는 전에 없던 파격적인 행보를 펼쳤다.

지난해 6월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을 앞두고 스코틀랜드 출신 앨런 러셀 코치를 고용해 공격 전담 코치라는 직함을 내줬다. 러셀 코치는 개별 선수에게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잉글랜드 대표팀에 합류해 공격수들과 개별 훈련을 하며 팀 색깔을 조금씩 입혔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을 군사훈련소에 입소시켜 극기훈련을 받게 하기도 했다. 그는 “전혀 예상치 상황에서 대처 능력을 키울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뒷짐을 지고 선수들에게 윽박만 지르지 않았다. 선수들과 함께 흙탕물에 들어가는 등 행동으로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수비수 존 스톤스를 다독이는 사우스게이트 감독. 사마라=AP 연합뉴스
수비수 존 스톤스를 다독이는 사우스게이트 감독. 사마라=AP 연합뉴스

파격적인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미국 NBC에 따르면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미국 프로풋볼(NFL)과 미국 프로농구(NBA) 전술을 연구해 세트피스를 단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NFL 결승전인 슈퍼볼을 직접 참관하기도 했다. 유기적인 움직임과 공간 창출 능력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선수들에게 이식했다.

잉글랜드는 러시아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을 무패로 통과했고, 네덜란드, 이탈리아, 나이지리아,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3승 1무를 거두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잉글랜드의 새로운 힘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더욱 빛났다. 투박한 롱패스 전술 대신 유기적인 빌드업과 빠른 공격 전개로 승승장구했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3경기, 콜롬비아와의 16강전, 스웨덴과의 8강전에서 총 11골을 터뜨렸는데, 이 중 8골을 세트피스 상황(페널티킥 포함)에서 완성했다. 특히 수비 조직력만큼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스웨덴을 상대로 세트피스 득점을 뽑아내며 2-0으로 완승했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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