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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SK의 '오픈 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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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SK의 '오픈 이노'

입력
2010.11.0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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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론에 'NIH 신드롬'이라는 게 있다. 'Not Invented Here'를 줄인 말로, 자신감이 지나쳐 외부의 것을 수용하지 못하는 배타적 성향을 뜻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업계 선두 기업은 자신들이 직접 개발하지 않은 기술이나 연구성과를 부정하거나 깎아내리며 독점적 지위를 강화해왔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보듯 산업간 기술간 융복합이 거대 트렌드로 자리잡은 지금 그런 식의 경영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지름길이다.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의 방향을 결정하는 지식경제에서 NIH 신드롬에 빠진 폐쇄적 경영은 수명을 다했다는 얘기다.

■ 그래서 나온 것이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다. 기업이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내외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업 혁신으로 이어지게 한다는 점에서, 한쪽 방향으로 역량이 이동하는 아웃소싱과 또 다르다. UC버클리대의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 그 제목의 책에서 제시한 이 개념은 "똑똑한 사람은 우리회사 밖에도 많다"는 전제에서 출발해 안팎을 아우르는 개방형 혁신을 추구한다.

■ 지난달 말 서울대 연구동에 문을 연 SK상생혁신센터는 SK텔레콤이 T맵 무선네이트 멜론 등 자사의 기반기술을 개방,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보다 강력하고 진화한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기반기술을 개방해 얻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고객과 시장을 늘리는 동안 폐쇄적 틀에 안주해 스스로 기회를 저버렸다는 반성에서다. LG U+도 상암 사옥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SK상생센터는 교육에서 개발인프라 지원, 창업에 이르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갖춘 유일한 곳이다.

■ 정보통신기술(ICT)에 관심이 있고 1인 창업을 꿈꾸는 사람은 무상으로 이곳의 T아카데미에서 2~10주 과정 교육을 받고 테스트 센터에서 콘텐츠를 개발, 시험한 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통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센터 측에 따르면 '모바일 사관학교'를 표방하는 T아카데미는 이미 수강생 2,600명을 배출했으며, 크고 작은 서비스 아이디어로 SK의 사업 파트너가 되거나 1인 창업에 성공한 사람도 적지 않다. 미래의 스티브 잡스를 키우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기업의 경쟁력인 시대다.

이유식 논설위원 y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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