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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10대 강국의 산실... 51년 태릉선수촌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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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10대 강국의 산실... 51년 태릉선수촌 역사 속으로

입력
2017.09.2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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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전경. 대한체육회 제공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전경. 대한체육회 제공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 양정모가 한국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후 태극 전사들의 땀과 눈물로 하계올림픽에서 모두 90개의 금메달이 쏟아졌다. 동계올림픽에서는 1992년 알베르빌 대회 당시 김기훈이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맥을 뚫고 역대 26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하계와 동계 통틀어 나온 금메달 116개에 온 국민은 울고 웃었다.

이는 1966년 처음 문을 연 태릉선수촌의 ‘선물’이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태릉선수촌은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를 올림픽 10대 강국으로 올려놨다. 51년간 2만여 명의 각 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은 이 곳에서 온갖 ‘지옥 훈련’을 견뎌내며 투혼의 전사로 거듭났다. ‘태릉’은 본래 조선 13대 임금 명종의 모친 문정황후 윤씨의 묘소지만 국민들에겐 ‘태릉선수촌’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한국 스포츠의 요람이자, 메카가 됐다.

1966년 태릉선수촌 개촌식 장면. 대한체육회 제공
1966년 태릉선수촌 개촌식 장면. 대한체육회 제공
태릉선수촌에서 레슬링 선수들이 로프타기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태릉선수촌에서 레슬링 선수들이 로프타기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태릉 시대’는 1966년 6월30일 시작됐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당시 사상 최대인 224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고도 금메달 없이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저조한 성적을 내자 전문 체육 시설의 필요성을 느껴 민관식 제22대 대한체육회장이 태릉선수촌 건립을 주도했다. 입지를 알아보던 중 문화재관리국에서 소유한 태릉 일대에 넓은 땅이 있는 것을 파악했다. 문화재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결단으로 허용됐다. 1965년 11월5일 첫 삽을 떴고, 이듬해 6월30일 공식 개촌했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과 1927년 뮌헨 올림픽에서 ‘노골드’로 곧장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1976년 양정모를 신호탄 삼아 금메달의 산실로 자리잡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탁구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탁구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런 태릉선수촌이 51년 반세기 역사를 뒤로 하고 ‘진천 시대’를 연다.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에 위치한 진천선수촌은 27일 이낙연 국무총리 등 외빈 2,000명을 초대해 공식으로 문을 열고 국가대표 진천선수촌 시대의 시작을 알린다. 진천선수촌은 2004년 건립을 확정한 지 13년 만에, 2009년 2월 착공한 지 8년 만인 올해 9월 중순 완공됐다.

총 공사비 5,130억의 예산이 투입된 진천선수촌은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훈련장을 표방한다. 수용 규모와 면적은 태릉선수촌의 3∼5배에 달한다. 부지 면적은 31만969㎡에서 159만4,870㎡로 5배 이상 넓어졌다. 선수 숙소는 3개 동 358실에서 8개 동 823실로, 훈련 시설은 12개소에서 21개소로 대폭 늘었다. 태릉선수촌에선 최대 12개 종목 450명이 훈련했다면 진천선수촌에선 35개 종목 1,150명의 대표 선수들이 한꺼번에 연습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력과 스포츠 위상이 지난 50년 사이 급격하게 높아진 만큼 국가대표 요람의 규모도 커졌다.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진천선수촌 조감도.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진천선수촌 조감도.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태릉선수촌에 있던 각종 장비는 전국체전 개막일인 오는 10월20일부터 11월30일까지 41일에 걸쳐 진천선수촌으로 이전한다.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비했던 국가대표들도 곧 진천선수촌에 입소해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진천선수촌에는 롱 트랙이 없기 때문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수들만 태릉 국제빙상장에 남아 평창 올림픽을 준비한다.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모두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한다.

평창 올림픽에서 나올 한국 선수단의 메달은 태릉선수촌과 진천선수촌의 합작품이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부터는 이제 ‘태릉인’이 아닌 ‘진천인’으로 이름이 남는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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