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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콜드 러시

입력
2016.05.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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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렵 사냥꾼의 남획으로 1960년대 5,000마리에 불과하던 북극곰은 세계적인 보호활동으로 2만~3만 마리가 생존해 있다. 그런데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극곰이 향후 40년 간 30%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바다표범 같은 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어 죽는다는 것이다. 북극의 전통 부족으로 사냥이 제한적으로 허용된 이누이트족도 북극곰을 찾아 다니다가 길을 잃고 사고를 당하기 일쑤다. 북극 빙하가 녹은 탓이다. 그들은 “얼음벌판의 사냥꾼이 아니라 북극해의 어부”라고 자조한다고 한다.

▦ 지구 온난화가 빚은 북극 생태계의 비극이다. 지구 표면의 6%를 차지하는 북극권은 연평균 기온이 7도 정도 올라 30년 간 얼음 면적이 10% 감소했으며, 두께도 40%나 줄었다. 모든 사물에는 빛과 그림자가 함께 하기 마련이다. 북극해 해빙은 자원 개발과 선박 항로 개척 기회를 제공했다. 미국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극해 연안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북극에 눈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럽다. 골드 러시에 빗대 콜드 러시(Cold Rush)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 미국의 지질조사국은 전 세계에 개발되지 않은 원유의 13%, 천연가스 30%, 액화 천연가스 20%가 북극권에 묻힌 것으로 추정한다. 170여조 달러 가치라고 한다. 더욱이 여름 해빙에 따라 북극해를 끼고 도는 북동, 북서항로는 에너지와 시간을 절약하게 해준다. 부산에서 인도양을 돌아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뒤 유럽에 도착하는 기존 항로 대신 알래스카를 지나는 북동항로를 이용하면 시간이 절반으로 준다. 자연 북극 인접국간에 영유권과 관할권 신경전이 치열하고, 비 인접국도 북극에 ‘숟가락’을 얹기 위해 머리를 싸맨다.

▦ 2013년 북극권 인접국 모임인 북극권 이사회에 옵서버로 참여했던 한중일 3국이 지난 4월 북극 개발협력을 위해 처음으로 고위급 대화를 갖기도 했다. 북극 이니셔티브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공동대응이다. 내달 러시아 무르만스크에서 열리는 북극항로 세미나에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참여한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북극 해빙이 가속화할 것이란 예측에 따라 북극 개발을 위한 각국의 전략적 참여는 더 활발할 것이다. 세계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북극곰의 눈물이다. 음양의 조화가 중요하다.

정진황 논설위원 jhch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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