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대(對)중국 관세 부과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등 제품을 약 700억달러(약 74조9,700억원)어치 추가 구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책사로 알려진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무역협상 대표단이 3일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단에게 중국 기업들이 대두, 옥수수, 천연가스, 원유, 석탄 등 미국산 농산물과 자원을 더 많이 구매하는 협상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협상안에 따른 중국의 미국산 상품 추가 구매 규모는 첫 해에만 약 7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중국과 미국 관리들은 추산했다. 류 부총리는 협상 과정에서 로스 장관에게 이 제안은 500억달러 규모의 대중국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이 제안은 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중 로스 장관을 비롯한 무역 보좌진과 만나 중국의 제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지만 중국 측의 제안이 이미 15일부터 관세 부과를 결행하기로 한 트럼프 행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일간지는 미국 관료들은 다양한 이유로 중국의 제안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이들은 중국의 에너지 구입이 미국의 판매를 결국 다른 나라로 전환하게 될 뿐,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할 수 없다고 봤으며, 미국이 농업 생산량을 중국이 제안하는 구매량에 맞춰 급격하게 늘릴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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