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자주포ㆍ다련장로켓 모두 동원
北, 갈도에 포 진지 공사 완공 단계
서해상 긴장 수위 다시 고조될 듯
해병대가 내달 백령도, 연평도 등 서북도서 일대에서 K-9자주포를 동원한 대규모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한다. 올 들어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다. 북한이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야간에 사격훈련을 하고 NLL 근처에 포 진지를 구축하는 등 도발위협 수위를 높인데 따른 대응차원이어서 서해상 군사적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26일 “사거리가 짧은 해안포를 쏘는 통상 훈련과 달리 서북도서의 핵심전력인 K-9자주포(사거리 40㎞)와 다련장로켓을 모두 동원하는 것은 5개월 만”이라며 “방어목적의 훈련이지만 북한이 서해에서 지속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정밀유도타격무기인 스파이크 미사일을 이번 훈련에 투입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해병대는 지난 1월 훈련 이후 잇단 기상악화와 3월 들어 꽃게잡이가 본격화하면서 훈련 시점을 계속 미뤄왔다. 그 사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기승을 부렸다. 지난 13, 14일 백령도와 연평도를 겨냥해 이례적으로 야간에 190여 발을 쏟아 붓는 사격훈련을 감행했고 연평도에서 불과 4.5㎞ 떨어진 갈도에서 3월부터 시작한 포 진지 구축공사는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에 우리 군도 더 이상 사태를 관망하지 말고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갈도 진지는 우리 군에게 큰 부담이다. 연평도와 가장 가까운 장재도(7㎞)에 비해 거리가 2.5㎞나 줄어 심리적 압박이 커졌다. 장재도는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 공격기지였다.
국방 당국은 북한이 갈도 진지에 122㎜ 방사포(사거리 20㎞)를 배치하는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곡선 궤적을 그리며 멀리 날아가는 122㎜ 방사포가 배치될 경우 연평도를 넘어 이남 해역 16㎞까지 사정권에 포함되기 때문에 NLL일대 해군 함정의 작전방식과 이동경로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다만 갈도가 가로 150m, 세로 100m 크기에 불과해 방사포를 운영하기에 부적절하다며 사거리 10㎞의 해안포를 배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갈도의 지리적 위치, 그리고 NLL과 연평도 사이의 거리 등을 볼 때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북한군이 이 지역에 어떻게 화기를 배치하는지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