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일 3.1절 기념사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은 닫지 않을 것이지만, 비핵화와 변화를 거부하는 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선택은 북한의 몫”이라며 김정은 정권의 핵 포기를 거듭 촉구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와 협상보다는 고강도 제재를 비롯한 체제 압박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97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도발 이후 박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박 대통령은 “기존의 대응 방식으로는 북한의 핵 개발 의지를 꺾지 못한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북한이 주민들을 착취하고 핵 개발에 모든 것을 집중하는 것으로 정권을 유지시킬 수 없고 무의미하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등의 발언으로 대북 압박에 무게를 실었다.
이는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는 ‘투 트랙 대북 전략’을 구사하려는 미국과 중국을 향해 북한의 변화 없이 대화로 가선 안 된다고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국들도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한 길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해 미중 양국을 동시에 압박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지난해 타결된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역사의 과오를 잊지 말고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온전히 실천으로 옮겨 미래 세대에 교훈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합의 이행을 요구했다. 또 “양국이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서로 손을 잡고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해서는 “한 분 한 분의 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실질적 지원을 확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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