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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품 좋아해 별명도 ‘미스 코리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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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품 좋아해 별명도 ‘미스 코리아’죠”

입력
2017.04.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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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문학 에이전트 바바라 지트워

작가로 변신해 소설 국내 출간

“신경숙ㆍ김영하 등 한국 작가들

말장난 없고 깊이 있어 감동적”

3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바라 지트워가 자신의 소설 'JM배리 여성수영클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트워는 입고 있는 옷이 실은 광장시장에서 금방 맞춰 입은 옷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뉴시스
3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바라 지트워가 자신의 소설 'JM배리 여성수영클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트워는 입고 있는 옷이 실은 광장시장에서 금방 맞춰 입은 옷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뉴시스

“NO!”

짧고 단호한 답이었다. 한국 작가와 작품을 쭉 대하면서 혹시라도 아쉬웠던 부분은 없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마자 나온 답이었다.

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바바라 지트워는 에이전트가 아니라 작가로서 자리했다. 원래 지트워는 미국의 문학 에이전트로 한강, 신경숙, 안도현, 황선미, 공지영, 정유정, 김애란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영미권에 널리 소개해왔다. 이번엔 거꾸로 자신의 소설 ‘JM배리 여성수영클럽’(북레시피)을 한국에 소개했다.

일 중독 건축가이자 독신여성인 조이는 영국 코츠월드 지역 스탠웨이 저택 수리를 의뢰 받고 현장에 당도한다. 이때 평생을 함께 수영하면서 우정을 다져온 할머니들의 은밀한 수영클럽을 만나게 된다. 짐작하다시피 제목에 들어가 있는 JM배리는 ‘피터 팬’을 쓴 작가다. 그래서 이 수영클럽은 우정과 연대의 공동체를 통해 늙지 않은 할머니들을 상징한다. ‘프로’로 인정받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겉늙어버린 조이는 이 할머니들과의 만남을 통해 사회적 단절 상태에서 서서히 벗어나게 된다. 일과 결혼 사이에서 흔들리는 여성들을 위한 작은 위로 같은 소설이다.

“개인적으론 전 아주 독립적으로 자랐기 때문에 차별을 겪을 일은 없었지요. 하지만 가끔 에이전트로서 ‘남자라면 이걸 놓치지 않았을 텐데’ 싶으면 속상하죠. 반대도 있어요. 지난 대선에서 미국 여성 55%가 트럼프를 찍었다는 얘길 듣고 전 완전히 충격 받았답니다. 여성으로 산다는 게 그렇게 힘들어요. 이 세상 모든 여성들이 비슷한 고민을 할 겁니다.”

한국 여성 작가들에게 끌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여성들의 우정, 연대를 다뤄서다. 지트워는 “사실 ‘여성’ 작가를 특별히 의식한 건 아니고 좋은 작품을 고르다 보니 그들 작품을 다루었던 것뿐”이라면서도 “아무래도 저에게 같은 여성으로서 와 닿는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그는 “가령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마침 그 때 제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라 큰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지트워는 한국 작가, 작품에 대해 칭찬을 넘어, 찬양 일색의 반응을 보였다. “작품들이 깊이 있고, 가식이 없어서 좋아요. 말장난을 부리는 게 아니라 이야기와 인물 그 자체에 충실하기도 하고요. 김영하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처음 접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내용은 하나도 몰랐지만, 제목만 보고도 얼마나 전율했던지요.”

그는 새 작품에는 한국도 배경으로 등장시킬 예정이다. 너무 지극한 한국 사랑 덕에 친구들에게 ‘미스 코리아’라 불린다는 이의 당연한 귀결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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