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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청소년들 감동의 연주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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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청소년들 감동의 연주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입력
2017.08.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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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후원 시작

소외지역 학교에서 콘서트

순직 해경 유자녀에 장학금

천연기념물 ‘지킴이’ 활동도

2006년 8월 전남 완도군 청산면의 한 방파제 앞 해상에서 해양경찰관들이 응급환자를 이송한 뒤 경비정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경비정 뒤쪽으로 높은 파도가 몰려왔고, 완도해양경비안전서 소속 강복원 경사가 미처 피하지 못한 채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다. 함께 작업하던 동료들이 재빨리 강 경사 쪽으로 구명장비를 던지며 구조에 나섰지만,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였다. 고(故) 강 경사에게는 당시 12살, 8살이던 두 딸이 있었다. 딸들은 자랑스러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가슴에 품고 어엿한 대학생, 고등학생으로 자랐다. 지난달 29일 고등학생인 둘째 딸이 에쓰오일로부터 장학금 200만원을 받았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아픔을 딛고 안정적으로 학업에 전념하는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세종시 국민안전처에서 에쓰오일이 해양경비안전본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개최한 ‘순직해경 유자녀 장학금 전달식’에는 고 강 경사의 둘째 딸을 포함 순직 해경 유자녀 25명이 참석했다. 에쓰오일은 이들에게 총 5,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시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숭고한 희생정신을 발휘한 해경들에게 감사를 표하고자 2013년부터 시작된 순직 해경 유자녀 지원은 에쓰오일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천연기념물을 대상으로 한 에쓰오일의 ‘지킴이’ 활동은 2008년부터 시작됐다. 문화재청과 협약을 맺고 수달과 두루미, 어름치, 장수하늘소 등 멸종위기 보호종을 선정해 전문단체의 연구 및 보호 활동을 지원해왔다. 지난해까지 약 20억원을 기부했고, 에쓰오일 직원과 고객 가족 4,000여명이 천연기념물지킴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 저소득가정 어린이 3,300여명에게 생태교육 캠프 기회를 제공했다.

장애 청소년들에게도 후원의 손길을 뻗었다.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당당하게 사회와 소통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2009년부터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는 국내외 소외 아동과 가족을 지원하는 하트하트재단이 2006년 창단한 국내 최초의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다. 발달장애 청소년 단원들이 1,000번 이상 연습을 반복해 감동의 연주를 들려주기 때문에 ‘기적의 오케스트라’라고도 불린다.

에쓰오일의 후원금은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연주 활동 지원뿐 아니라 ‘하트 해피 스쿨’ 프로그램으로도 전달된다. 이 프로그램에는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출신으로 고등학교와 음악대학을 졸업한 뒤 전문 연주자로 활동 중인 단원 8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전국 농어촌 등 소외지역의 초ㆍ중ㆍ고교를 찾아다니며 연주회를 열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발달장애 청소년 단원들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연주 모습. 에쓰오일은 2009년부터 이들의 연주 활동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에쓰오일 제공
발달장애 청소년 단원들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연주 모습. 에쓰오일은 2009년부터 이들의 연주 활동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에쓰오일 제공
류열(왼쪽) 에쓰오일 사장이 지난 4월 20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발달장애 청소년들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에 후원금 1억원을 전달한 뒤 김영주 하트하트재단 이사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류열(왼쪽) 에쓰오일 사장이 지난 4월 20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발달장애 청소년들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에 후원금 1억원을 전달한 뒤 김영주 하트하트재단 이사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회사 차원을 넘어 에쓰오일의 개별 사원들도 직접 소외이웃을 보살피는 캠페인을 꾸준히 전개해왔다. 영업사원들이 전국 300곳 주유소와 함께 2011년부터 지역 복지시설을 후원해온 ‘주유소 나눔 N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주유소와 영업부문 임직원들이 함께 지역 아동센터와 장애인ㆍ노인시설 등의 복지시설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정기적으로 목욕이나 청소, 문화체험 동행 같은 자원봉사 활동을 펼친다.

본사와 공장이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사회 나눔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신사옥으로 입주한 이래 에쓰오일은 매월 대강당과 로비, 야외광장에서 ‘문화예술 & 나눔’ 공연을 마련하고 있다. 사옥 인근 직장인과 지역 주민들의 문화체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인형극과 국악, 마술쇼, 어쿠스틱밴드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무료로 열고 있다. 또 주민들이 관심이 높은 건강이나 자산관리 무료 강좌도 종종 개최하며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공장이 있는 울산에선 2007년 지역 기업 최초로 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에쓰오일 울산 복지재단은 지역 사회복지시설과 단체 후원은 물론, 벼 수매를 통한 농민 지원 활동을 펴왔다. 에쓰오일은 또 울산시가 2014년 울산 중구 태화동에 시민들의 휴식ㆍ문화공간인 태화루를 건립할 때 공사비 전액 100억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에쓰오일 사회공헌 활동의 근간은 진정성과 효과성, 적시성이라는 3대 원칙에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과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 등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이 조직문화로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주유소와 함께 지역의 소외이웃을 보살피는 ‘주유소 행복나눔 N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울산 문수로의 에쓰오일 주유소.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은 주유소와 함께 지역의 소외이웃을 보살피는 ‘주유소 행복나눔 N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울산 문수로의 에쓰오일 주유소. 에쓰오일 제공
서울 마포구 공덕동 에쓰오일 본사 내에 있는 직원들을 위한 소통 공간. 두 직원이 가상현실 헤드셋을 쓰고 자연 풍경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서울 마포구 공덕동 에쓰오일 본사 내에 있는 직원들을 위한 소통 공간. 두 직원이 가상현실 헤드셋을 쓰고 자연 풍경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은 사회공헌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나갈 구성원을 성별이나 학력 등에 구애받지 않고 채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공정한 채용을 위해 입사 지원서류에서 가족사항 등 차별 가능성이 있는 일부 항목을 삭제했다. 또 비정규직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창의적인 여성 인재를 적극적으로 선발ㆍ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평가나 승진을 비롯한 사내 모든 활동에서 직급과 성별, 학력, 종교 등에 따른 비합리적 차별은 물론 철저히 금지하고, 전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사내 문화도 조성하고 있다. 임원과 부서장의 리더 역량에 대해선 소속 부서원들이 뛰어난 측면과 부족한 측면에 대해 상세한 의견을 필수적으로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앞으로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제도와 임직원 모두가 공유하는 ‘나눔 실천’ 가치를 시행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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