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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일간 고마웠어요" 보호소 떠나는 핏불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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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일간 고마웠어요" 보호소 떠나는 핏불의 미소

입력
2017.11.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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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튼 헤드 휴메인 협회(HHHA)에 머물던 개 리바가 950일 만에 입양 가족을 찾고 보호소를 떠나게 됐다. HHHA 페이스북
힐튼 헤드 휴메인 협회(HHHA)에 머물던 개 리바가 950일 만에 입양 가족을 찾고 보호소를 떠나게 됐다. HHHA 페이스북

950일 동안 보호소에서 사랑 받던 이 개의 미소는 보호소를 떠날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동물전문매체 도도에 따르면 2015년 1월 5일, 핏불 '리바'(Reeva)는 미 사우스캐롤라니아 주 힐튼 헤드 휴메인 협회(Hilton Head Humane Association·HHHA)에 왔습니다. 그 전에는 다른 동물보호소에서 지냈는데요. 처음 HHHA에 왔을 때 리바의 건강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피부병을 심하게 앓고 있었고 무릎 상태도 수술이 필요할 정도였습니다.

리바는 세심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건강을 되찾고 보호소에 온지 얼마 안 되서 입양도 가게 됐습니다. 하지만 입양된 지 10일 만에 리바는 다시 HHHA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리바는 아무 잘못도 없었습니다. 문제는 비용이었습니다. 리바는 비싼 처방식을 먹어야 했고 리바를 입양한 가족은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했습니다.

그 뒤, 리바를 입양하겠다고 나선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리바는 HHHA에 계속 머물러야 했지만 그 생활은 결코 나쁘지 않았습니다. 산책도 자주 했고, 훈련도 받았습니다. 매우 좋아하는 장난감과 수제 간식도 선물 받았습니다.

리바는 입양 간지 10일만에 비용을 문제로 파양 당했지만, HHHA에서 좋은 생활을 이어갔다. thedodo.com
리바는 입양 간지 10일만에 비용을 문제로 파양 당했지만, HHHA에서 좋은 생활을 이어갔다. thedodo.com

리바는 보호소에서 인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리바가 멋지고 매력적이었기 때문인데요. 무엇보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미소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리바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주름진 얼굴이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HHHA의 수의사 니키 웨어햄 씨는 “리바는 사랑스러운 응석받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네요.

리바는 부드러운 가죽끈을 매고 잘 걷기도 하고 배를 쓰다듬어 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애교가 넘칠 땐 키스를 해주기도 한다네요. 또한 성격이 좋기 때문에 다른 개들은 물론, 어린아이와 고양이하고도 잘 어울립니다. 건강도 이전보다 더 좋아져 비싼 처방식을 먹을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HHHA의 직원들은 그런 리바를 볼 때마다 더욱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렇게 완벽하게 누군가의 반려견이 될 준비를 마친 리바지만, 리바의 입양을 추진하기는 매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리바는 시설 생활에 익숙해져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입양을 원하는 사람이 다가가도 리바는 다른 개들처럼 기뻐하며 뛰어오르지 않았습니다. 그저 침대에 누워서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시설을 이미 자기 집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직원들은 리바가 ‘저 사람들이 나를 찾아서 여기에 온 것이 아니야’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겼습니다. 이 상태로는 입양을 원하는 가족에 눈에 띄기는 어려웠습니다.

리바는 매력적인 미소로 사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지만, 보호소에서 너무 잘 지낸 나머지 입양 가족에게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 thedodo.com
리바는 매력적인 미소로 사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지만, 보호소에서 너무 잘 지낸 나머지 입양 가족에게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 thedodo.com

직원들은 리바가 자신만의 가족을 찾는 것을 간절히 원했습니다. 그들은 리바가 얼마나 완벽하고 사랑스러운 개인지를 누군가가 알아봐주기 바라면서 리바의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그 노력 끝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리바의 동영상을 보고 사랑에 빠진 가족이 나타난 것입니다. 시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리바는 울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가족이 입양 서류를 작성하고 집으로 가는 차를 함께 탈 때까지 리바는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그 미소는 직원들이 지금까지 본 리바의 그 어떤 미소보다 행복해 보였습니다. 리바는 시설에서 지낸 지 950일 만에 반려견이 되었습니다.

시설 직원 엔스코 씨는 "리바의 이야기는 절대로 동물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처럼, 리바가 누군가의 가족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리바의 입양을 도운 사람들의 마음이 참 아름다워 보입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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