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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등록 : 2017.03.20 20:00

“원인 모르는 콩팥암, 조기 발견 위해 복부초음파 중요”

등록 : 2017.03.20 20:00

[메디컬 인사이드] 서성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콩팥 로봇 복강경 부분절제술 500례’ 국내 첫 달성

서성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콩팥암은 의사의 수술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나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서성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콩팥암(신장암)은 국내 암 발생률 10위 안에 들 정도이지만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지난 10년 새 환자가 4배나 늘었는데도 말이다. 콩팥암은 2013년 4,333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2~3%(한국중앙암등록본부, 2016년)였다. 그런데 콩팥은 혈관과 요로(尿路)계가 복잡한 구조로 얽혀 있는 장기여서 수술 도중 출혈, 수술 후 요누출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아주 높다. 베테랑 의사에게 맡겨야 하는 이유다. 로봇을 활용해 콩팥 일부를 잘라내는 ‘콩팥 로봇복강경 부분 절제술’을 국내 처음으로 500례 달성한 이가 나왔다. 서성일(50)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다. ‘로봇수술의 대가’인 서 교수를 만났다.

-콩팥암은 어떤 암인가.

“콩팥은 다른 장기보다 우리 몸의 뒤쪽에 위치해 암이 어느 정도 진행돼도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해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혈뇨) 옆구리 통증이 생기거나, 배에 혹이 만져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확률은 10~15%에 불과하죠. 이 때문에 암 진단이 늦어지고 통증이 생길 때면 이미 다른 장기로 퍼졌을 가능성이 높아 치료시기를 많이 놓치게 되죠.

콩팥암을 늦게 발견하면 정맥혈관이나 림프절 폐 간 뼈 뇌 피부 등 온 몸으로 퍼진 상태여서 치료가 아주 까다롭죠. 다른 부위에 퍼지기 전(1기)일 때 5년 생존율은 90% 이상이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20~30%로 뚝 떨어지죠. 병기(病期)에 따라 5년 생존율이 크게 차이 나는 것은 콩팥암이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콩팥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콩팥암이 생기는 이유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많은 암의 원인으로 꼽히는 흡연도 콩팥암과 그리 연관되지 않습니다. 유전과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측할 뿐이죠. 그래서 콩팥암 예방보다 조기 발견이 무척 중요하죠. 10대 호발암에다, 전이성 암으로 진행된 경우 5년 생존율이 20~30% 밖에 되지 않지만 아직까지 경각심이 부족해 국가 암검진사업에도 포함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따라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 반드시 복부초음파 검사를 추가로 받는 것이 좋습니다. 콩팥암을 조기 발견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어떻게 치료하나.

“전에는 콩팥암을 수술할 때 대개 콩팥 전체를 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삶의 질이 중요해지면서 콩팥 기능을 보존하려고 모두 잘라내는 전(全)절제술에서 암이 있는 부분만 잘라내는 부분절제술로 수술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죠. 또 최근에는 의료장비와 수술기법의 발전으로 배를 가르는 수술(개복수술)에서 ‘복강경 부분절제술’이나 ‘로봇 복강경 부분절제술’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콩팥암 크기가 4㎝ 이하일 때 콩팥 부분 절제술을 하는 게 원칙이죠. 이 경우 전절제술과 암 재발률 등의 치료결과가 같다는 것이 많은 연구논문을 통해 입증됐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콩팥엔 혈관과 요로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술 도중 대량 출혈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후복막강을 이용하는 로봇수술은 복강 내 수술보다 좁은 공간에서 수술하다 보니 무척 어렵죠.”

사실 국내에서 이 같은 전문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진은 흔치 않다. 서 교수가 ‘로봇수술의 대가’라는 명성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2007년부터 콩팥 전절제술 480례, 콩팥 부분절제술 로봇 500례, 복강경 270례, 개복수술 27례 등을 시행하면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2008년 이후 지금까지 부분절제술을 한 뒤 국소재발 0례, 원격전이재발률 0.8%의 놀라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둔 까닭은.

“비뇨기과에 복강경 수술이 도입될 때 마침 전공의를 시작해 수술 조수로 참여할 기회가 많았죠. 기존 개복수술은 손으로 하기에 손이 크면 수술할 때 시야 확보가 힘들 수 있지만, 복강경 수술은 팔 길이가 길고 힘이 셀수록 기구를 조작하기 좋다는 장점이 제게 잘 맞아떨어졌다고나 할까요. 덧붙이자면 환자들이 병을 치료할 때 낫겠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환자에게 긍정적인 의지를 키워주는 것도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겸손은 존귀의 앞잡이’라는 말이 있다. 190㎝의 훤칠한 키에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서 교수에게서 겸손의 향기가 은은히 느껴진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서성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가 콩팥암 환자에게 로봇을 활용한 콩팥 부분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서성일 교수에게 물어요>

Q. 초음파검사에서 왜 콩팥 크기를 재나.

“콩팥이 커지면 대개 물혹이 생겼기 때문이다. 암이어도 콩팥이 커질 수 있다. 콩팥이 쪼그라들었다면 만성신부전일 수 있다. 콩팥 기능이 그만큼 없어졌다는 뜻이다.”

Q. 콩팥에 물혹이 있다면.

“나이 들면 대부분 콩팥에 물혹이 생긴다. 이게 빨리 커지느냐가 문제다. 아무래도 물혹이 커지면 주변 조직을 압박하기에 통증이나 염증이 생길 수 있어 초음파검사를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Q. 콩팥암이 콩팥 양쪽 모두 생길 수 있나.

“아주 드물다. 반대편 콩팥으로 전이돼 생길 수도 있고, 동시에 양쪽 콩팥에 발생하기도 한다. 폰히펠-린다우병 같은 유전병이 있으면 양쪽 콩팥에 암이 생긴다. 콩팥암 수술을 한 사람을 추적 관찰해야 하는 이유의 하나다.”

Q. 수술 후 합병증은.

“출혈, 요누출, 장마비 등이 생기지만. 재발이 가장 큰 합병증이다. 20~30%에서 나타난다. 보이는 암은 다 없애도 세포단위로 전이되기 때문에 모두 알 수 없다. 또한 콩팥을 전부 떼내면 만성콩팥병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고 투석해야 할 수 있다.”

Q. 수술 후 어떻게 하나.

“수술 후 평균 6개월마다 혈액검사, 초음파검사를 하고, 전이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도 하면 좋다. 수술한 뒤 단백질 섭취도 줄여야 한다. 탄수화물이나 지방은 완전 분해돼 노폐물이 쌓이지 않지만 단백질은 노폐물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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