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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떠난 인천 수하암… 환경단체 “준설토투기장 영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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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떠난 인천 수하암… 환경단체 “준설토투기장 영향 가능성”

입력
2018.05.2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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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저어새 수하암서 번식 포기

이기섭 박사 “사람과 공사차량 등 영향”

인천 중구 영종대교 북쪽 수하암을 뒤덮고 있는 저어새 무리. 인천저어새네트워크
인천 중구 영종대교 북쪽 수하암을 뒤덮고 있는 저어새 무리. 인천저어새네트워크

전세계 3,000여 마리만 남아있는 멸종위기종 저어새의 주요 번식지 가운데 한곳인 인천 영종대교 북쪽 수하암에서 저어새가 자취를 감춘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영종도 제2준설토투기장 건설공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8일 인천녹색연합과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인천저어새네트워크에 따르면 수하암은 길이 70m, 폭 25m 크기 바위지만 주변 갯벌이 넓고 갯골이 발달해 저어새가 번식지로 이용해왔다. 과거 만조 시에는 최대 200마리 이상의 저어새가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인천저어새네트워크는 수하암이 국내 6, 7번째 저어새 번식지라고 평가했다.

한국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박사 자료에 따르면 2006년 영종도 주민에 의해 저어새 10쌍 이상 번식이 확인된 뒤 번식 개체 수가 2009년 25쌍, 2011년 42쌍, 2016년 51쌍으로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43쌍으로 줄었다. 수하암은 육지에서 1.3㎞ 이상 떨어져 사람과 위협이 되는 쥐, 수리부엉이, 너구리 등 야생동물 접근이 어려워 저어새뿐 아니라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등 물새들이 주로 찾고 있다.

그러나 2013년 제2준설토투기장 해안 호안(침식을 막기 위해 비탈면에 설치하는 시설) 공사가 진행되면서 호안과 수하암 거리가 150m로 좁혀졌다. 이에 따라 호안에서 수하암까지 걸어서 갈 수 있게 되면서 불필요한 사람들 입도가 늘고 쥐, 큰부리까마귀 등 유입, 공사차량 이동에 따른 스트레스가 극심해지면서 저어새가 번식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영종도 제2준설토투기장에서 바라본 수하암 모습. 인천저어새네트워크
인천 영종도 제2준설토투기장에서 바라본 수하암 모습. 인천저어새네트워크

인천저어새네트워크 측은 “이기섭 박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저어새가 번식을 예년처럼 했으나 실패하거나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라며 “공사차량 이동 등으로 인한 어미들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올해는 4월 2일부터 둥지를 틀고 번식을 준비하다가 쥐 유입 등으로 같은 달 18일 번식을 포기하고 이달 14일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제2준설토투기장 건설 추진 당시 수하암을 비롯한 갯벌이 사라진다면 저어새 등 생존에 위협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으나 조건부로 사업이 승인됐다”라며 “인천해양수산청과 인천시는 저어새가 수하암에서 번식을 포기한 원인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시급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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