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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메시’ vs ‘작은 호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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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메시’ vs ‘작은 호날두’

입력
2017.05.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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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서 4강 신화에 도전하는 신태용호가 최대 고비를 만났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포르투갈과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포르투갈은 리오넬 메시(30ㆍ바르셀로나)와 ‘쌍벽’을 이루는 월드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ㆍ레알 마드리드)의 고국이다. 포르투갈 성인국가대표 랭킹은 8위로 한국(43위)과 비교가 안 된다. U-20 대표팀 상대 전적도 7번 싸워 3무4패로 절대 열세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신태용호는 지난 1월 포르투갈 해외 전훈 당시 포르투갈 U-20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러 1-1로 비겼다. 상대도 주력 선수 몇 명이 빠졌지만 한국 역시 이승우(19ㆍ바르셀로나후베닐A)가 뛰지 못했다. 포르투갈이 이번 대회 조별리그 C조에서 그리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 무엇보다 태극전사들에게는 ‘붉은 물결’이 가장 큰 힘이다. 한국의 16강전 장소가 천안으로 결정된 직후 2만5,814장의 입장권이 순식간에 팔려나가 매진을 기록했다.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이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U-20 월드컵 A조 최종전에서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이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U-20 월드컵 A조 최종전에서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에밀리오 페이세(왼쪽) 포르투갈 감독이 28일 천안축구센터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에밀리오 페이세(왼쪽) 포르투갈 감독이 28일 천안축구센터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신태용 감독과 에밀리오 페이세(44) 포르투갈 감독은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내고도 국가대표로선 빛을 보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페이세 감독은 올드 팬들에게 낯익은 얼굴이다. 그는 1991년 자국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대회에 출전했다. 포지션은 스위퍼였다. 포르투갈은 루이스 피구(45), 주앙 핀투(46) 등 이른바 ‘황금세대’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는데 페이세는 골든볼(MVP)을 수상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났다. 당시 한국은 역사적인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해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에 0-1로 석패했다. 페이세 감독은 한국전에도 선발 출전해 하프타임 때 피구와 교체됐다. 하지만 그는 이후 성인 무대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 지역 예선 두 경기만 뛰었을 뿐 ‘꿈의 무대’ 월드컵은 끝내 밟지 못했다. 2008년 지도자로 변신해 연령별 청소년 팀을 맡아 여기까지 왔다.

신 감독은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역사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다. 성남 일화(성남FC 전신)의 5번 우승을 이끌며 MVP(1995ㆍ2001), 신인왕(1992), 득점왕(1996) 등 모든 타이틀을 석권했다. 하지만 국가대표로는 23경기 3골에 그쳤다. 2002년 한ㆍ일월드컵 때도 끝내 거스 히딩크(71) 감독의 부름을 못 받았다. 그는 사석에서 “월드컵 직전 해, 자국 리그 MVP가 월드컵에 못 간 건 전 세계에서 나 포함 딱 두 명뿐이라더라”며 씁쓸한 웃음을 짓곤 했다. 하지만 국가대표 지도자로는 꽃을 피우고 있다. 성남 사령탑 시절 지도력을 인정받아 국가대표 코치가 됐고 리우올림픽에 이어 U-20 월드컵을 맡아 ‘신태용 리더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페이세 감독이 이끄는 포르투갈은 ‘유럽의 브라질’이라는 별명답게 개인 기량은 두말할 것도 없고 공수 밸런스가 잘 갖춰진 팀이다. 장지현 SBS 축구 해설위원은 “조별리그 1,2차전은 조직력이 헐거워 보였는데 3차전에서 나아졌다. 포르투갈이 마음대로 패스하지 못하도록 한국은 중원에서 강한 압박 플레이를 펼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잉글랜드전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이승우. 수원=연합뉴스
잉글랜드전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이승우. 수원=연합뉴스
포르투갈 디오고 곤칼베스(7번)가 2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C조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성공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포르투갈 디오고 곤칼베스(7번)가 2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C조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성공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한국에 ‘코리안메시’ 이승우가 있다면 포르투갈에는 ‘작은 호날두’ 디오고 곤칼베스(20ㆍ벤피카)가 있다. 둘 다 팀에서 왼쪽 공격수를 맡고 있다. 장지현 위원은 “곤칼베스는 돌파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오른발 킥은 일품이다. 의도적으로 호날두를 많이 따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번 U-20 월드컵에서 이승우와 함께 나란히 2골을 기록 중이다. 이승우가 메시의 등 번호 10번을 달았듯 콘칼베스는 호날두의 상징인 7번이다. 90분 내내 두 선수가 불꽃 튀는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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