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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옆 야산에 전원주택… 주민들 “불안해 못살겠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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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옆 야산에 전원주택… 주민들 “불안해 못살겠다” 반발

입력
2017.05.1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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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호명면 전원주택 공사현장의 산흙이 금방이라도 주택을 덮칠 듯 아슬아슬하다.
예천군 호명면 전원주택 공사현장의 산흙이 금방이라도 주택을 덮칠 듯 아슬아슬하다.

경북 예천군 호명면 월포리 야산의 전원주택 개발사업이 진입로 소유주의 승낙 없이 추진(본보 5월12일자)돼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산사태 위험 등을 제기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15일 오후 공사현장. 자연부락과 오솔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부지 정지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중장비로 밀어낸 황토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아슬아슬하게 쌓여 있었다. 함석과 녹색 그물망으로 된 펜스는 집중호우시 토사유출 방지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마을에서 만난 60대 노인은 “얼마 전 비가 조금 내렸을 때도 산에서 흙이 도로로 휩쓸려 흘러내려 엉망이었는데 앞으로 큰 비가 오면 산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낮에는 공사현장에서 들리는 중장비 소음에도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은 “100년 넘은 소나무 숲도 무참히 잘려 나갔다”고 말했다.

70대 할머니는 “뒷산(전원주택 개발 현장)에는 마을 선조들이 심은 소나무가 빼곡하게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공사를 한다며 다 베어 내 반출했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동네 이름도 내성천과 뒷산이 마을을 울타리처럼 둘러 싸고 있다고 해서 ‘우리개’로 불렸는데 주민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뒷산을 잘라 내고 소나무를 마구 베어낼 수 있냐”며 하소연했다.

공사현장의 흙을 실어내는 트럭도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으나 세륜시설이 없어 도로는 흙 투성이다.

주민들은 “공사를 이렇게 막무가내로 할 수 있는 것은 군청 담당부서의 묵인이 없으면 가능하겠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군 관계자는 “개발허가 때 토사가 마을 쪽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업체에 지시를 했으며 현지 확인을 통해 문제점이 있으면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이곳 전원주택 개발지는 예천군이 지난 1월 마을 뒷산 4,844㎡에 토지개발허가를 내줬으나 정식 도로가 아닌 개인 소유 길을 빌미로 소유주와 합의도 없이 허가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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